내년에 한국경제나 세계경제는 모두 ‘불확실성과의 싸움’을 벌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LG경제연구원은 18일 새해 한국과 세계경제를 둘러싼 변수들을 각각 5개 등 총 10개의 이슈로 묶어 전망하면서 이같이 요약했다.
▽국내 경제〓올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경기 하강세는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움츠러든 소비심리에다 실물경기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수출이 간신히 경기를 떠받칠 전망이다. 경기회복은 일러도 2·4분기(4∼6월)를 넘겨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가계부문의 부실 정도는 올해보다 다소 악화될 전망. 금융기관의 돈줄죄기가 강화되면서 저소득층의 신용불량 및 파산 증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주도의 은행구조개편은 마무리 단계에 이를 것 같다. 반면 증권사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돼 기업계열 증권사와 투신 전환 증권사의 업무가 위탁매매업에서 투자은행업무로 전환되리라는 의견이다.
경기가 둔화되면서 2003년도 기업의 수익성은 다소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내수경기가 위축되는 반면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기업의 비용절감 노력이 계속되면서 실적이 크게 악화되지는 않을 것 같다.
기업의 매출은 증가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내수부진에 따른 성장률 둔화로 증가율은 올해에 비해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개방정책은 가속화될 듯하다. 다만 현재 큰 장애물이 되고 있는 핵문제가 일단락돼야 한다는 전제 하에서다. 북한과 미국, 모두가 전면전이라는 최악의 사태는 피하려 하므로 결국 타협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북한의 경제 개방 과정이 급속히 진전될 가능성이 높으나, 개방이 경제적 성과로 결실을 이루기까지는 오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경제〓내년 세계경제 전망이 불투명한 가장 큰 이유는 미국경제의 회복세 부진이다. 글로벌 디플레이션의 가능성 역시 미국경제의 회복 시기와 그 강도에 대한 문제로 귀결된다. 그러나 미국발 글로벌 디플레이션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전반적으로 세계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여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단기전으로 끝나고 국제유가의 급등 가능성도 희박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경제는 내년 하반기에 주기적 불황과 장기구조적 불황이 겹치는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보기술(IT) 시장은 바닥을 지나 회복국면에 접어들면서 견실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아시아국가간 무역 자유화가 활발하게 추진되는 등 국제블록화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명재기자 m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