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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리뷰]'007 어나더데이' 1800억 쏟아부은 액션 볼거리

입력 | 2002-12-19 17:46:00

‘007 어나더데이’./사진제공 이십세기폭스코리아


007 시리즈의 20번째 영화인 ‘007 어나더데이’는 미군 장갑차 여중생 치사 사건으로 고조된 ‘반미 기류’ 때문에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한반도 분단 상황을 왜곡했다는 이유로 네티즌 사이에서 ‘영화 안보기 운동’이 일어난데다 최근 리 타마호리 감독과 배우 릭 윤이 이 영화에 출연을 거부한 차인표를 비난해 파문이 일었다.

그럼에도 007시리즈 사상 최고 제작비인 1억5000만달러(1800억원)가 쏟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 영화는 볼거리 측면에서 꽤 공을 들인 영화다.

제임스 본드(피어스 브로스넌)는 북한의 문대령(윌 윤 리)을 제거할 목적으로 현지에 침투하나 누군가의 배신으로 정체가 탄로나 14개월간 억류된다. 그는 북한의 테러리스트 자오(릭 윤)와의 포로 교환 방식으로 풀려나지만 영국 정보국은 작전 실패의 책임을 물어 그의 ‘살인면허’를 회수한다. 본드는 홍콩 쿠바 아이슬란드를 오가며 배신자의 정체를 추적하던 끝에 시에라리온의 보석재벌 구스타프(토비 스티븐스)가 이 사건에 연루돼 있음을 알게 된다. 구스타프의 실체는 DNA 교체수술을 받고 완벽히 다른 사람이 된 문대령.

이 영화는 최근 ‘트리플 X’ ‘스틸’ ‘익스트림 OPS’ 등 영화 속에서 유행하는 ‘X스포츠(Exrtreme Sports·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스포츠)’의 장면들을 담았다. 빙하가 떠다니는 호수 위에서 윈드 서핑을 하거나 빙판 위에서 시속 500km로 추격전을 펼친다. 이밖에 투명 자동차, 음파교환 반지, 가상체험 안경 등 007 시리즈마다 ‘업그레이드’되는 최신예 장비들도 보는 재미를 쏠쏠하게 준다.

그러나 악당을 ‘살인무기’처럼 나쁘게만 그린 점은 캐릭터에 대한 리얼리티를 희석시켜 영화의 재미를 반감시킨다. 사고 후유증으로 ‘대머리 괴물’로 변신한 릭 윤의 모습이나, 세계 정복을 꿈꾸는 자신을 훈계한다는 이유로 아버지를 쏴죽이는 문대령이 그렇다. ‘007 시리즈’ 특유의 ‘본드걸’은 2002년 아카데미 여우 주연상을 받은 할리 베리가 맡았다. 그러나 그의 연기는 007 시리즈의 볼거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본드 걸’의 관행에 머물 뿐이다. 15세 이상 관람가. 12월 31일 개봉.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주말영화 시사평

영화

20자평과 별점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

여전히 흥미진진하고 기기묘묘한 캐릭터와 이야기의 성찬. ★★★☆(김영진)

전례없는 스펙터클의 향연. 피터 잭슨은 이제 거장이 됐다. ★★★★(김의찬)

스펙터클은 더 장대해지고 인간 본성에 대한 성찰은 더 깊어지다. ★★★☆(주유신)

익스트림OPS

생각도, 논리도 필요없다. 속 후련한 ‘킬링 타임’용 영화. ★★☆(동아일보 영화팀)

휘파람 공주

흥행 코드를 늘어놓는다고 흥행이 되지는 않을 듯. ★(김소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