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안전을 높이기 위해 7월1일 제조물책임(PL)법이 시행된 지 6개월가량 지났으나 소송은 물론 분쟁 사례 역시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서는 각 기업이 충분히 준비를 해온 데다 소비자 불만을 사전에 처리하는 등 ‘업체의 선방(善防)’이라는 분석과 소비자들이 제도를 충분히 알지 못해 활용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 등 엇갈린 해석이 나오고 있다.
19일 산업자원부와 업종별 PL상담센터에 따르면 7∼11월에 접수된 상담 건수는 796건으로 51건만이 제품 사고 신고였다. 이 밖에 제품에 대한 단순 클레임이 73건이었을 뿐 나머지는 센터의 업무내용이나 PL법에 대한 문의 등이었다. 제품 사고 신고는 전자와 자동차가 각각 20건과 25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산자부 소비자유통정보과 지건중(池建仲) 사무관은 “선진국보다 늦게 제도가 도입되면서 기업들이 제품 안전성을 높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될 때 보다 신속히 대응한 것이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PL상담센터에 사고를 신고하기 전에 소비자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주어 문제를 해결하려는 업체도 적지 않다는 것.
전자제품 PL상담센터 관계자는 “2년여 전부터 제조업체에 제도가 시행된다는 것을 알려 준비를 해 온 데다 ‘사용상 주의사항’ 등을 눈에 띄는 곳에 부착하는 등 ‘PL 분쟁’을 막아 PL법이 소비자 안전을 위한 예방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품 사고 문의를 하는 제품 중에는 PL법이 적용되지 않는 7월 이전에 생산된 제품도 있어 PL법이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것도 PL 상담이 적은 이유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PL 분쟁’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손해보험사의 ‘PL보험 상품’ 판매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10개 손해보험사의 ‘PL보험 상품’ 판매액은 300억원을 약간 웃돌고 있으며 PL보험 가입 대상 업체의 가입률은 4%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PL 소송’에 대비해 온 상당수 로펌도 고객을 만나지 못해 ‘개점 휴업’ 상태다.
제조물 책임 (PL) 상담센터 현황기관 연락처(02) 주요 대상 제품전자제품565-9325∼6TV VTR 냉장고 청소기 전자레인지 PC 등자동차3660-1874,1890승용 승합 화물 특수 등 자동차생활용품864-8913완구 가구 라이터 악기 스포츠용구가스기기031-480-2985가스보일러 가스난로 가스레인지기계369-7805냉동공조기기 공작기계 건설기계 광학기기화학제품780-8797염료 접착제 페인트 석유 화학제품중전기기581-8601변압기 송배전선 발전기 등 산업용전력기기전기제품579-3291전선 조명기기 전열기 의약품521-1303의약품 화장품761-4204화장품 식품583-8357식품의료기기586-7404의료기기 의료용구소방 방재제품031-289-2980소화기 방염제품 방화복 구명조끼중소기업 PL 분쟁조정위원회2124-3080∼6중기 관련 PL 분쟁상담 등 자료:산업자원부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