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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亞 내셔널 어젠다위 제안]본보 여론조사-한국인 행복지수

입력 | 2002-12-22 18:54:00


우리 국민은 행복한가. ‘지난 5년간 행복했나’라는 질문에 응답자 10명 중 4명(39.2%)이 “행복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들은 자신의 능력이나 노력에 비해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고 있다는 데 대한 불만이 높은 편이었고 일이나 직장 생활, 경제불안과 사회적인 문제가 일상의 삶을 짜증나게 한다고 생각했다.

본보가 16대 대통령선거가 끝난 직후인 21일 코리아리서치센터(KRC)에 의뢰해 전국 성인 1504명을 대상으로 ‘행복감’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지난 5년간 ‘매우 행복했다’는 사람은 4.1%였고 ‘행복한 편이었다’는 54.3%로 10명 중 6명 가까이는 행복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 4.8%, ‘별로 행복한 편이 아니었다’ 34.4%로 행복을 느끼지 못한 사람도 절반 가까이 되었다. 특히 50대 이상 고연령층에서는 ‘행복함’ 45%, ‘행복하지 않음’ 51%로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더 많았다.

행복감과 함께 일상생활의 즐거움, 자신의 능력이나 노력에 대한 사회적 보상에 대한 만족도도 함께 조사했다.

일상생활에 대해서는 ‘매우 즐겁다’ 7.2%, ‘즐거운 편이다’ 57.1%로 64.3%가 즐겁다고 답했으나 33.2%는 ‘즐겁지 않다’고 했다. 행복감과 마찬가지로 젊은 층일수록 ‘즐겁다’는 답이 많았으며, 특히 20대 여성층에선 79%가 즐겁다고 답했다.

그러나 50대 이상 남성층에서는 즐겁지 않다는 응답이 49%로 가장 높았다. 나이가 많을수록 부정적인 답변이 많은 것은 세대간 대결 양상을 보였던 이번 대선 결과를 다소 반영한 것처럼 보였다.

우리를 즐겁게 하는 것은 ‘자녀의 성장 모습’ ‘가정생활 안정’ 등 가족과 관련된 내용이 22.5%로 가장 많았다. 짜증나게 하는 것으로는 ‘일·학교·직장 때문’이 20.9%로 가장 높았고, 이어 ‘돈이 없어서’ ‘경제가 불안해서’ 등 경제적인 문제가 16.2%로 많았다.

‘자신의 능력이나 노력에 비해 그만큼의 사회적 지위나 소득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45.5%가 ‘더 적게 누리고 있다’고 답해 국민의 절반 가까이는 능력과 보상간의 괴리가 크다고 믿고 있었다. 이러한 불만은 30대에서 특히 많아 반 이상(50.5%)이 ‘더 적게 누리고 있다’고 답했고 직업별로는 블루칼라층(58.6%)과 농업·임업·어업층(57.5%)에서 가장 높았다.

이번 조사는 전화 조사방법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5%포인트이다. 자세한 내용은 인터넷 동아닷컴(WWW.donga.com) 여론조사자료실에서 볼 수 있다.

나선미 전문위원 sunny6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