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프로축구 안데를레흐트의 주전 공격수로 활약중인 설기현이 아들을 안은 채 부인 윤미씨와 함께 환영객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인천공항연합
《2002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을 4강으로 끌어올렸던 두 ‘유럽파 태극전사’가 23일 나란히 귀국했다. ‘설바우두’ 설기현(23·벨기에 안데를레흐트)과 ‘왼발의 달인’ 이을용(27·터키 트라브존스포르). 이들은 귀국 인터뷰에서 “고향에 와 너무 기쁘다. 그러나 먼저 쉬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이역만리 타국생활이 쉽진 않았던 모양이다. 설기현은 올시즌 9골, 7도움으로 벨기에 최고의 스타로 발돋움했고, 이을용은 부상의 멍에 때문에 다소 고전했다. 두 태극전사는 1월 초까지 휴식을 취한뒤 다시 각 소속팀으로 복귀한다.》
▼설기현 “반드시 프리미어리그 진출할터”
-벨기에리그에서 올해 활약상이 가장 좋았는데….
“오랫동안 골을 못넣고 있다가 전반기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골을 기록해 너무 기쁘다. 사실 월드컵이 끝난 뒤 쉬지 못한 채 바로 리그를 시작해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잉글랜드 진출설이 나왔는데….
“최근 나에게 관심을 갖는 팀들이 많아졌다. 그렇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접근하는 팀은 없다. 후반기 리그에서 어떻게 활약하느냐에 따라 잉글랜드 진출 여부가 판가름날 것 같다.”
-특별히 잉글랜드를 가고 싶은 이유는.
“내 스타일에 맞는 것 같다. 벨기에에 처음 진출할 때부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목표로 했다. 유명한 팀보다는 내가 경기에 뛸 수 있는 팀에 가서 경험을 쌓고 싶다.”
-앞으로 일정은.
“일단 휴식이 필요하다. 후반기 리그가 내 축구 인생에 아주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기 때문에 몸관리를 잘해야 한다. 좋은 모습 보여 꼭 잉글랜드 축구에 진출하겠다.”
▼이을용 “발목 치료뒤 내년엔 꼭 좋은모습”
터키 프로축구 트라브존스포르에서 뛰고 있는 이을용이 23일 5개월만에 귀국, 공항에 마중나온 아들을 안아보고 있다.인천공항연합
-부상으로 최근에 출전하지 못했는데….
“터키리그에 막 적응하려는 순간 왼쪽 발목을 다쳐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팬들에게 미안하다. 그러나 터키리그에서 정상에 설 자신이 있다. 지켜봐 달라.”
-해외진출 소감은.
“생각처럼 쉽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가족과 떨어져 혼자 생활하다보니 너무 힘들었다. 이번엔 가족과 함께 가겠다.”
-후배들의 해외진출에 대해 충고를 한다면….
“해외진출은 선수의 장래를 위해서 좋은 일이다. 그러나 해외진출에 앞서 사전조사를 철저히 하고 나가야 곤란한 일을 피할 수 있다.”
-앞으로 계획은.
“이번 귀국은 발목을 치료하기 위한 것이다. 국내에 머물면서 치료와 운동을 병행할 예정이다. 내년 초 터키로 돌아간 뒤 몸 만들기에 최선을 다해 리그 후반기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
인천공항〓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