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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오피스 바람]"내 발 닿는곳 어디나 사무실"

입력 | 2002-12-23 20:23:00



물류업체인 CJ GLS의 직원들은 기업고객에게 화물을 넘겨줄 때면 개인휴대단말기(PDA)부터 내민다. 종이 인수증 대신 PDA 화면에 고객의 서명을 받기 위해서다. 서명이 입력되면 회사의 전산망으로 배송 완료 사실이 전송돼 주문 의뢰 업체는 온라인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PDA는 무선랜과 휴대전화 인터넷을 통해 초고속인터넷에 연결되므로 외부에서도 사무실의 데스크톱처럼 회사 업무에 활용할 수 있다.

▽왜 모바일 오피스인가〓언제 어디서든 회사의 전산망에 접속해 각종 업무를 처리하는 모바일 오피스가 확산되고 있다. PDA, 휴대전화 등 정보기기와 무선통신 서비스의 대중화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고 있는 것.

모바일 오피스는 업무 환경을 회사 밖으로 확장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PDA 등 정보기기로 회사 밖에서도 업무를 볼 수 있으므로 직원들이 가는 곳은 어디나 가상의 사무실이 되는 셈.

윤종록 KT e비즈사업본부장은 “모바일 오피스를 활용하면 전자결재, 전자우편,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사무실의 데스크톱에서나 가능했던 업무를 밖에서도 손쉽게 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모바일 오피스의 주역, 노트북에서 PDA로〓노트북이 1세대 모바일 기기라면 PDA와 휴대전화기는 2세대 모바일 기기.

2세대 모바일 오피스는 PDA 같은 정보기기를 활용해 밖에서도 사무실과 똑같이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노트북으로 회사의 전산망에 접속해 메일을 주고받는 정도에 그쳤던 모바일 오피스의 활용수준이 한층 높아진 것이다.

조사전문 업체인 인사이트 리서치는 의료, 운송, 통신, 도·소매, 전문서비스, 금융, 내구재생산업, 전기수도 등 분야 시장이 앞으로 모바일 오피스의 확산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르면 2006년 모바일 오피스 대중화에 따른 세계 데이터 서비스 시장 규모는 76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현장에서는?〓포스코는 PDA로 제철소 설비를 감시·제어하는 ‘모바일 HMI(Human Machine Interface)’ 시스템을 개발해 생산라인에서 활용하고 있다. PDA와 제어시스템을 무선랜으로 연결해 운전실 밖에서도 설비의 가동 상태를 점검하고 제어하는 이동 운전실을 도입한 것. 포항제철소 제어설비운영팀 박남수 팀장은 “돌발상황에서는 운전실까지 가지 않아도 현장에서 PDA를 이용해 설비를 운전하거나 정지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우정사업본부는 올 들어 모바일 오피스 도입을 위해 전국 시범우체국의 집배원 1965명에게 PDA를 지급했다. 김인식 우정본부 경영기획실장은 “집배원들이 PDA로 우편물의 바코드를 읽어 현장에서 배달증을 만들고 수령인의 서명과 배달 결과를 서버로 자동전송한다”고 설명했다.

전국 230여개의 하이마트 직영점에서는 판매사원들이 전국 매장의 구매, 재고, 판매, 주문, 배송 등 정보를 PDA를 이용해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다. 하이마트는 거래업체와 판매 및 재고 정보 등을 공유하는 모바일 오피스 기능의 공급망 관리(SCM) 시스템을 개발해 내년 초 가동할 예정이다.

이 밖에 LG전자 스페인 판매법인과 대우조선해양은 모바일 영업자동화시스템(SFA)이나 자재 생산 및 보급관리에 활용하고 있다.

▽모바일 오피스가 기업경쟁력을 좌우〓기업들이 모바일 오피스 도입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것은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PDA, 휴대전화를 갖고 다니면서 메일을 받아 보거나 사내 정보를 열람하고 결재 등 업무를 처리함에 따라 업무 효율은 높아지고 불필요한 작업이나 비용발생 요인은 줄어든다.

조사전문 기관 NOP월드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모바일 오피스를 도입한 기업들이 거두는 비용 절감 효과는 직원 1인당 연간 500달러 정도로 파악됐다. 1인당 생산성 향상 효과는 연간 7000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조사전문 업체인 와이어리스 IT리서치그룹은 모바일 오피스 분야의 기업 투자가 매년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모바일 오피스 시장은 침체된 정보기술(IT) 산업의 활력소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