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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한국 서양화 선구자’ 60년 작품세계

입력 | 2002-12-24 17:51:00

오지호작 ‘추광‘


20년 전 꼭 이맘때인 성탄절에 77세를 일기로 별세한 서양화가 오지호(吳之湖·1905∼1982).

한국 서양화의 선구자이며 올 10월 문화관광부로부터 금관문화훈장을 추서 받은 그의 20주기를 맞아 특별전이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은 17일부터 6개월간의 일정으로 소장하고 있는 작품 31점을 전시중이다. 관람객들 반응에 따라 전시를 연장할 계획이라 폐막날짜는 따로 정하지 않았다.

이번 전시품들은 1985년 유족이 기증한 대표작 34점 중 일부로, 그를 통해 한국 구상회화와 인상주의 예술세계를 살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근대 서양화단을 대표하는 오 화백은 한국적 인상주의 이론과 실제를 추구해 한국의 아름다운 풍광을 특유의 정서로 그려냈다. 일본 도쿄미술학교에서 공부한 그는 자연과 빛의 작용에 의한 생명예찬과 한국풍토에 대한 집중연구로 독특한 인상주의 화풍을 일궈냈다.

박영란 학예연구사는 “그의 업적은 서구 인상주의를 단순히 기법만 모방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의 자연을 밝고 명쾌한 화풍으로 재해석한 데 있다”며 “광복 후 서구의 미술 사조가 밀려와 추상화가 화단을 주도하던 시기에도 순수 회화론과 구상 회화를 내세우며 작품활동을 펼침으로써 한국화단이 구상화 전통을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전시회는 1920년대 초기부터 1980년대 말기까지 그의 예술 세계를 네 시기로 나눠 보여준다.

도쿄 유학을 거치면서 침울한 색조를 중심으로 초기작을 선보였던 ‘실험적 모색기(1920년대)’와 ‘남향집’ 등 한국의 명쾌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정착시킨 ‘한국적 인상주의의 정착기(1930, 1940년대)’. 자연 대상물을 있는 그대로 옮기던 것에서 벗어나 새롭게 재구성 해 새로운 자연을 창조한 ‘단순화한 자연(1950, 1960년대)’, 부인과 함께 처음 유럽여행을 떠나 유럽 풍경을 소재로 다수의 작품을 남긴 ‘이국의 정취(1970, 1980년대)’가 그것이다.

미술관은 이번 전시에 이어 그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2005년에는 대대적인 특별 기념전을 마련할 예정이다. 02-2188-6331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