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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이곳]허재, “'오리엔탈 스푼' 쌀국수 국물이 최고”

입력 | 2002-12-24 18:06:00

TG 엑써스에서 선수 겸 코치로 맹활약하고 있는 허재씨가 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오리엔탈 스푼’에서 베트남 쌀국수를 즐기고 있다.이종승기자


프로농구팀 TG 엑써스에서 코치 겸 선수인 플레잉코치로 활약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농구천재 허재 선수(38)를 며칠 전 만났다.

술에 관한 한 마땅한 적수를 아직 만나지 못해봤다는 그에게 ‘괜찮은 해장국집’을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다.

“혹시 ‘선주후면(先酒後麵)이란 말 들어봤어요?”(허재)

“….”(기자)

처음 듣는 사자성어(四字成語)였다.

허 선수는 “‘술을 먹은 뒤에는 반드시 면을 먹어야 한다’는 뜻”이라면서 서울 강남구 신사동 로데오거리 부근의 ‘오리엔탈 스푼’(www.orientalspoon.com)으로 안내했다.

7월 문을 연 이곳은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일본 중국 등 5개국의 음식 가운데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 요리만을 골라 요리하는 ‘아시안 레스토랑’이었다.

그는 탁자에 앉자마자 베트남 쇠고기 쌀국수 ‘퍼 보’를 시켰다.

“3년 전 술을 많이 마신 다음날 우연히 베트남 쌀국수를 처음 먹어봤는데 너무 맛있어 죽는 줄 알았어요. 그 전까지만 해도 선지해장국이 전부인줄 알았거든요.”

그 뒤로 그는 베트남 쌀국수 식당 순례에 나섰고 결국 이 집을 종착역으로 정했다.

“특히 이곳(오리엔탈 스푼)은 다른 동남아식당의 쌀국수보다 국물이 훨씬 진하고 면발도 쫄깃쫄깃해요. 베트남에서 직접 가져온 고추를 사용해서인지 은은하게 맵고 얼큰한 것이 정말 끝내줍니다.”

허 선수의 베트남 쌀국수에 대한 애정은 정말 각별하다.

2000년 4월 새끼손가락의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으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 베트남 쌀국수가 너무 먹고 싶어 배달을 시킨 적도 있다. 3년 전 나래 블루버드 시절에는 원주 숙소로 쌀국수 재료를 가져와 직접 만들어 먹기도 했다.

그는 베트남 쌀국수에 얹혀 나오는 푸짐한 쇠고기 편육을 안주로 활용하기도 한다. 매콤한 칠리소스와 달콤한 호이징소스를 적당히 섞어 만든 일명 ‘허재 소스’에 찍어 먹으면 소주 안주로 그만이라는 것.

튀긴 만두 ‘짜죠’와 상추에 싸서 월남 고추를 넣어 먹는 베트남 쌈 요리 ‘고이 꾸온’도 그가 강력히 추천하는 메뉴.

그가 마지막 디저트로 즐기는 것은 베트남 아이스커피 ‘카페 써 다’.

“원래 커피를 좋아하지 않지만 우유 맛도 약간 나면서 달착지근해 쌀국수로 인해 맵고 얼얼해진 혀를 달래 줘 참 좋아요.”

허 선수가 해장을 위해 찾는 또 다른 장소로는 불고기와 냉면으로 유명한 평양면옥이 있다.

“과음으로 인한 목의 갈증을 풀고 싶을 때는 물냉면 한 사발을 죽 들이켭니다. 치아가 시리도록 시원한 육수의 맛이 숙취를 한꺼번에 날려 기분까지 좋게 해줍니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