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면 해외로 선물을 보내는 이들이 꽤 있습니다. 국가, 인종을 막론하고 가까운 이, 고마운 분들께 마음을 담은 작은 선물을 보내는 것은 각박한 세상살이를 따뜻하게 합니다.
하지만 나라마다 조심해야 할 물건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괜찮은데 어떤 나라에서는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돼 오히려 관계가 멀어지게 만들지요. 뜻밖의 낭패를 보지 않으려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우선 죽음과 관련된 상품은 대부분 제외됩니다. 대표적인 게 ‘칼’인데요, 한국에서도 잘 선물하지 않습니다. 주변에서 딸이 어머니에게 좋은 식칼을 선물할 때 어머니께서 단 몇푼이라도 돈을 건네주는 모습을 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많은 나라에서 칼은 단절을 의미해 선물하지 않습니다.
미국에서는 꽃 가운데 ‘백합’을 선물하지 않습니다. 죽음을 의미한다네요. 중국인들은 시계를 선물하지 않습니다. 발음이 임종과 같기 때문이죠. 일본도 한국처럼 죽을 사(死)와 발음이 비슷한 숫자 ‘4’가 들어간 선물을 꺼립니다. 브라질 멕시코에서도 자주색, 보라색 계통의 꽃은 죽음을 의미해 선물하지 않습니다.
프랑스에서는 빨간 장미는 ‘공연한’ 오해를 받기 십상입니다. 연인 사이에서만 주고받기 때문입니다. 또 한국인이 좋아하는 선물인 ‘비누’도 미국에서는 기피 대상입니다. 미국인들은 지저분하니까 씻으라는 의미로 해석한다네요. 중동 쪽에서는 눈물 또는 이별의 의미가 있기에 손수건을 선물하지 않습니다.
숙명여대 문정숙 교수(소비자경제학)는 “제일 좋은 방법은 그 문화를 잘 알고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이라면서 “비즈니스상 선물은 직업과 관련 있는 게 좋다”고 말했더군요.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