곪았던 상처가 드디어 터지고 말았다.
올시즌 17승으로 부푼 꿈을 안고 메이저리거를 꿈꿨으나 65만달러의 초라한 몸값으로 자존심을 상했던 임창용(삼성·26).
삼성의 20년 숙원을 이루며 명장으로서의 위용을 과시한 김응용 감독.
이 두 사람 사이에 남겨졌던 감정의 앙금들이 26일 폭발했다.
사건의 발단은 메이저리그행이 좌절되고 한국땅에 임창용이 돌아오면서 시작됐다.
임창용은 자신이 좌절의 시기에 있을 때 위로는 고사하고 트레이드를 언급한 김응용 감독에게 감정이 좋지 않았고 급기야 "김응용 감독 밑에서 뛰고 싶지 않다"는 폭탄 선언을 했다
이에 발끈한 김감독 역시 "원하는대로 트레이드시켜줄테니 그냥 가만 있으면 된다"는 발언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외형상 발단은 26일이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감정의 대립은 시작됐다.
해태시절 은사로 모셨던 김응용 감독이 2001년 삼성에 합류한 후 둘 사이의 감정은 더욱 나빠졌다.
삼성의 자유로운 분위기에 익숙해있던 임창용은 돌출행동과 미미한 항명등으로 김 감독의 심기를 건드렸고 김 감독 역시 임창용에게 훈련소 퇴출 등 압력을 넣기 시작했다.
객관적으로 김감독 입장에서는 임창용이 더 이상 자기 선수라는 생각이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
임창용 역시 김감독 밑에서 선수생활을 지속할 의사가 없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형태의 이별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
덕장의 이미지를 쌓아온 김 감독이 특정 선수를 몰아세우는 모습은 팬들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에게도 영향이 미칠 전망.
임창용 역시 감독과 지저분한 모습을 보인다면 다른 구단으로 이적해도 감독과 동료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만 한다.
삼성과 김감독이 이대로 임창용을 버린다면 돈으로 선수를 유혹한 다음 충성도가 떨어지면 가차없이 자른다는 누명을 쓸 소지가 있다.
임창용 역시 ‘4가지 없는 선수’로 낙인될 공산이 크다.
이번 사태가 ‘악’이 될지 ‘약’이 될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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