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에 대한 메이저리그의 평가가 1년 만에 급추락했다. 사진은 9월28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 힘들어하며 이마의 땀을 닦는 박찬호. 동아일보 자료사진
‘1년 만에 A급에서 B급 투수로.’
박찬호(29·텍사스 레인저스)에 대한 메이저리그의 ‘신용등급 평가’가 1년 만에 바닥에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졌다.
27일 발간된 미국 야구전문 주간지 ‘스포츠 위클리’는 올 시즌 30개구단 선발투수 233명을 평가하며 박찬호를 152위에 랭크했다. 지난해 15위에서 무려 137계단이나 추락한 것.
‘스포츠 위클리’는 선발요원들을 크게 A급(162이닝 이상 던진 투수)과 B급(162이닝 미만 50이닝 이상), C급(50이닝 미만)으로 분류한 뒤 출루 및 장타허용률을 혼합한 OPS(On base Percentage and Slugging percentage)로 세분해 평가를 내렸다.
145와 3분의 2이닝을 던져 B급으로 분류된 박찬호는 OPS가 무려 0.844나 돼 A급 1위인 보스턴 레드삭스의 페드로 마르티네스(0.562)와 큰 차가 났다. 전체 순위로 따지면 233명 가운데 152위이고 B급 투수 중엔 68위를 기록했다. 올 시즌 9승8패 평균자책 5.75를 거둔 박찬호는 같은 팀의 4승짜리 호아킨 베노이트(B급 47위)와 3승짜리 더그 데이비스(B급 57위)보다도 못한 선수로 분류됐다. 올해 16승6패로 재기한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LA 다저스)는 전체 투수 중 40위.
데릭 로(보스턴)는 OPS 0.569로 2위에 올랐으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랜디 존슨(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은 OPS 0.619로 6위에 랭크됐다.
‘스포츠 위클리’는 총평에서 박찬호에 대해 “참담했다”고 혹평했다.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 투수 가운데 1순위에 오르며 스토브리그에서 각광을 받고 각종 매체의 평가에서도 상위권에 포진됐던 것을 떠올리면 1년 사이에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셈. 단순히 출루 및 장타허용률만을 합산한 ‘스포츠 위클리’의 평가가 정확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박찬호로선 망신이 아닐 수 없다.
▽OPS〓출루율과 장타허용률을 더한 것으로 비율이 적을수록 뛰어난 투수라는 의미. 메이저리그에서 투수들을 평가하는 척도로 중요하게 이용된다. 국내 프로야구엔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