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구루들의 살아있는 아이디어/스튜어트 크레이너 지음/양영철 옮김/383쪽/1만2000원/평림
20세기 초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레드릭 테일러가 경영을 과학적으로 하면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주장을 담은 책을 출간한 후 지금까지 많은 경영 구루들은 기업과 경영에 대한 자신의 독특한 시각을 밝혀왔다. 그 동안 이들의 주장은 시대별로 하나의 유행을 창조했는데 20년대 사업부제를 비롯해 50년대 마케팅과 브랜드 관리, 60년대 전략론, 80년대 품질경영, 90년대 리엔지니어링과 학습조직에 이르기까지 경영자들이 해야 할 과제는 끝없이 이어졌다.
한 가지 이상한 것은 90년대 말 인터넷 혁명 이후 지금까지 이렇다 할 경영의 새로운 트렌드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의 기업 경영 환경이 좀 더 복잡하고 불확실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되지만 어쨌거나 경영자들이 더욱 난감한 입장에 처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저자는 그 동안 발표된 경영 구루들의 충고를 하나의 유행으로 보기보다는 오히려 그들 주장에 담겨진 어떤 공통의 개념이나 원리를 발견하려고 노력한다면 많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사실 코틀러의 말처럼 50년대 이후 기업에서 마케팅 활동이 강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갈수록 ‘소비자 보호 운동’이 강화되고 있는 것은 아직 마케팅이라는 기본 개념조차도 경영 관행에 충분히 체화되지 못했다는 점을 증명하고 있다. 저자는 책에서 조직, 전략, 인재, 품질, 마케팅, 리더십, 글로벌 경영 등 다양한 주제들을 경영 구루들의 주장을 요약하면서 정리하고 있다. 몇 가지 주요 내용을 살펴보자.
20세기 기업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발명 중 하나라고 일컬어지는 사업부제 조직은 자동차 회사인 GM의 CEO였던 앨프리드 슬로언이 그 원형을 만들었다. 그 후 사업부제 조직은 대기업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가장 적합한 조직구조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각각 GE와 ABB의 CEO였던 잭 웰치와 퍼시 바네비크는 각각 계층 조직 파괴와 소단위 조직으로의 분권화를 통해 공룡 기업을 개혁하는 데 성공하였다.
고객과 경쟁이 핵심인 전략은 기업이 지향해야 할 방향과 실행 수단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되는 개념이다. 경영 구루들이 말하는 전략의 핵심은 차별화이다. 고객의 욕구를 기반으로 하되 경쟁자와 차별화되는 제품과 서비스 개발하는 것이 전략에서 가장 중요하다. 또한 전략의 분석보다는 전략의 실행을 강조하는 것도 경영 구루들의 충고이다.
인재에 대한 문제 또한 경영 분야의 오래된 난제이다. 기업의 인적자원은 과거 통제와 관리의 대상에서 경영과 혁신의 주체로 바뀌고 있다. 우수한 인재를 확보 유지하는 것은 물론 평범한 사원을 인재로 바꾸는 변화 관리가 주요 화두가 되었다.
새해 새로운 경영을 구상하는 경영자라면 이 책을 통해 경영 구루들의 조언을 골라 읽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dhlee67@pops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