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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에… 북핵에…국제금융시장 요동

입력 | 2002-12-29 15:41:00


북한 핵문제가 국제 금융시장을 뒤흔들면서 미국 등 선진국 주가가 하락하고 국제 금값이 5년이래 최고치를 보이는가 하면 국제 유가도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미국과 이라크간 전쟁이 임박한 가운데 북한 핵문제가 장기화할 경우 세계경제는 물론 한국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2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는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원들을 추방키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돼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1.53% 하락했으며 나스닥 종합지수도 1.43% 떨어졌다.

런던 증권거래소에서는 유가 강세에도 불구하고 석유 관련 주들이 하락세를 보이며 기준 지수인 FTSE 100 지수가 심리적 저지선인 3900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3829.4로 마감했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2.25% 하락한 3011.83,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3.79% 떨어진 2887.2를 각각 기록했다.

한국 증시의 종합주가지수도 27일 나흘째 하락해 전날보다 14.97포인트(2.22%) 하락한 656.92로 마감했다.

미 달러화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런던 외환시장에서 유로화의 미국 달러화에 대한 환율이 3년 만에 유로 당 1.0397달러까지 최고치로 치솟았다가 1.0378달러로 마감했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내년 2월물 금값은 27일(현지시간) 전날보다 30센트가 오른 온스 당 349.70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1997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시세로 치솟았다.

이로써 금값은 이 달 들어 10%가 올라 지난 1999년9월 이후 가장 높은 월간 상승률을 보였으며 올 들어서는 25%가 상승했다.

뉴욕 시장 관계자들은 "미국과 이라크간의 전쟁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이 비교적 안전한 투자처인 금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는 가운데 북 핵 문제마저 가세하면서 금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금 도매 값도 이 달 들어 23일까지 5%이상 오르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중동 산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27.76달러로 26일보다 0.65달러 상승했다. 이는 10월 2일 나타낸 올해 연중 최고가인 27.75달러를 넘어선 것이며 2000년 11월 1일 28.80달러 이후 2년 2개월만에 가장 높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배럴당 32.62달러로 0.23달러 올랐고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도 전날보다 0.05달러 상승한 31.30달러에 거래돼 각각 2000년 11월 30일 이후 2년 1개월만에 가장 높은 가격을 보였다.

이에 따라 현대오일뱅크는 30일 0시를 기해 기름 값을 ℓ당 20원씩 인상하기로 했으며 나머지 정유사들도 기름 값 인상을 곧 단행할 계획이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