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슈퍼리그의 계절이 돌아오면 그는 어김없이 삭발을 한다. 한국전력의 트레이너 겸 선수 김철수(사진). 그는 98년 시즌부터 매번 머리를 박박 밀고 출전했다. 올 시즌에도 마찬가지다.
만 32세인 그는 현역 최고령 배구 선수. 삭발은 후배들에게 자극을 주려는 ‘무언의 몸짓’이다.
작년 시즌까지는 3년 동안 구단이 선수를 뽑지 않아 선수들이 믿을 게 정신력 뿐이었기 때문.
그는 29일 상무전 3세트 도중 감기몸살로 교체됐다. 그리고 올해 뽑은 신인 이병주 등이 펄펄 날며 ‘대어’ 상무를 낚는 것을 흐뭇하게 지켜보았다.
“작년까지는 교체멤버가 없어서 노장들이 아파도 계속 뛰어야했습니다.”
모처럼 환하게 웃는 그의 모습에는 새 후배를 받아들인 기쁨이 가득하다.
대전〓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