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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신각 제야의 종 타종하는 시민대표 '보통사람들'

입력 | 2002-12-29 18:13:00



7월 소매치기를 뒤쫓다 교통사고를 당해 숨진 고려대생 장세환(張世桓·26)씨의 부친 장기효(張基孝·57·사업)씨가 임오(壬午)년을 마감하는 제야의 종 타종행사에 참여한다.

또 세계 최초의 청각장애 프리마 발레리나인 강진희(姜眞希·30·여)씨도 보신각종을 타종한다.

서울시는 31일 오후 11시 반부터 종로구 보신각에서 열리는 제야의 종 타종 행사 참여자에 이들을 포함한 시민대표 7명 등 12명을 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장기효씨는 아들을 잃은 슬픔을 보신각 종소리에 담아 훌훌 날려버릴 각오다. 장씨는 “시민을 대표해 제야의 종 타종에 참여하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세환이 몫까지 힘껏 치겠다”고 말했다.

강진희씨는 2급 청각장애인으로 역경을 딛고 현재 조승미발레단의 수석 무용수로 활동하고 있는 인물. 10월 29일 부산에서 열린 아태장애인경기대회 문화축전에 출연해 감동의 무대를 펼쳤으며 ‘자랑스러운 장애인상’과 ‘장애 극복상’ 등을 받기도 했다.

외국인으로는 스위스인 마가렛 닝게토(56·여)가 포함됐다. 그는 1985년 한국에 들어와 광주의 영진육아원과 베텔타운 양로원, 울산 울주군 언양읍의 장애인시설 화정원, 용인보육원, 구세군 캐더린목양원 등에서 묵묵히 자원봉사를 해왔다.

또 195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문에 ‘파류상(波流狀)’이 당선돼 등단한 문인 정연희(鄭然喜·66·여)씨와 정운태(鄭雲泰)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 회장, 축구선수 유상철(柳想鐵·31), 유도선수 이은희(李銀姬·23)씨도 시민대표로 타종한다.

이 밖에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 이성구(李聲九) 서울시의회 의장, 유인종(劉仁鍾) 서울시교육감, 김충용(金忠勇) 서울 종로구청장, 박용성(朴容晟)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도 타종행사에 참여한다.

한편 타종행사가 열리는 31일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10분까지 종로1가∼종로2가, 공평로터리∼광교로터리 등 보신각 주변은 교통이 통제된다. 노선버스도 우회하며, 지하철 종각역에는 전동차가 정차하지 않는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