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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현주엽 “코트가 날 부르는데…”

입력 | 2002-12-30 17:38:00

‘내일을 향해 뛴다.’ 무릎수술을 받은 현주엽이 30일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실에서 내년 시즌 부활을 다짐하며 재활훈련을 하고 있다.권주훈기자


‘나는 하마’ 현주엽(27·상무)은 요즘처럼 새해가 기다려진 적이 없다.

불운은 이제 그만, 새로운 출발만 남았다. 부상 완쾌와 군 제대, 그리고 프로무대에서 화려한 복귀…. 하루 빨리 코트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 뿐이다.

“도약을 위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현주엽은 20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왼쪽 무릎 연골 수술을 받았다. 올 들어 두 번째. 부산아시아경기에서 20년 만에 남자농구 우승 주역이 된 뒤 다시 10월 전국체전에서 무리하게 뛰었다가 부상이 도졌기 때문. 이번 수술로 현주엽은 상무 소속으로 뛰는 마지막 무대인 2003농구대잔치(1월4일 개막)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시작과 끝이 한결같아야 하는데 송구스럽습니다.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었는데 너무 아쉽습니다.”

지난해 6월 군 입대 후 현주엽은 올 전국체전을 제외하고 자신이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챙기며 23연승을 내달렸다. 올 1월에는 농구대잔치 정상에 올랐다. 이제 상무의 농구대잔치 2연패로 군 생활의 대미를 장식하려 했는데 그 꿈이 깨져 아쉽다.

현주엽은 30일 입원 중이던 경기 성남시 분당 국군수도병원을 나와 상무로 돌아갔다. 비록 뛸 수는 없어도 동료 후배들에게 무언가 도움을 주고 싶어 퇴원 일정을 앞당긴 것.

내년 8월 제대하는 육군 상병 현주엽은 그때까지 주위의 배려로 재활에만 전념할 계획. 충분한 시간을 갖고 몸을 추스를 수 있어 전화위복이 되리라는 게 현주엽의 생각이다.

제대 말년인 요즘 현주엽은 전에는 애써 외면했던 프로농구 경기를 자주 본다. 미리 분위기를 익히기 위해서다. 소속팀 코리아텐더가 올 시즌 선전하는 모습에 그는 기분이 들떠 있다.

“용병 2명이 모두 마음에 듭니다. 제가 가세하고 가드만 보강된다면 정상도 노려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빨리 팀이 안정적인 기업에 인수됐으면 합니다.”

다시 뛰는 현주엽은 분명 아픈 만큼 성숙해 있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