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는 30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첫 전체회의에서 “인수위 관련 기사 중 사실과 다르거나 중요한 것이 간과되거나 때로는 악의적인 것은 없는지 스크린해 주고, 이것을 인수위 브리핑 자료와 대조할 수 있게 해달라”고 지시했다.
그는 이를 위해 “인수위 업무 중 보도될 만한 사안에 대해선 인수위 나름대로 정확한 기사를 작성해 전국의 언론인 등에게 전자우편이나 팩스로 브리핑해 주라”고 주문했다.
이 같은 발언은 곧바로 ‘노 당선자가 언론에 대한 불신감을 드러낸 것 아니냐’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상 검열 작업을 하겠다는 것이냐’는 등 부정적 관측을 낳았다.
이에 대해 정순균(鄭順均) 인수위 대변인은 “언론에 대한 불신이 아니라 취재 편의를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고 “‘인수위의 뜻이 왜곡되지 않도록 신경 써달라’는 내부 당부의 뜻도 있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아직 정확한 명칭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인수위에서 2∼4쪽 분량의 오프라인 신문을 만들어 당선자의 정확한 뜻을 언론에 배포할 예정”이라며 “노 당선자의 발언을 곡해할 가능성 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선대위는 대선 기간 중 노 당선자의 주요 발언이나 활동, 그리고 그와 관련된 언론 보도에 대한 분석 평가 등을 기사체로 정리한 ‘노무현 브리핑’을 발간했는데, 인수위에서도 이와 유사한 ‘인수위 브리핑’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도 “정치 지도자가 국민에게 직접 다가가는 탈권위적인 신선한 시도”라는 긍정론과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적 발상이란 비판을 받을 우려가 있다”는 비판론이 엇갈리고 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