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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할리우드 '고대 서사극' 뜬다

입력 | 2002-12-30 19:05:00

러셀 크로가 주연한 고대 서사극 ‘마스터 앤 커맨더’


올해의 할리우드가 스파이더 맨이나 해리 포터처럼 판타지 속 영웅들의 재창조에 몰두했다면, 2003년과 2004년의 할리우드는 고대 영웅을 부활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할 듯하다.

‘버라이어티’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등 미국의 영화와 연예 전문지들에 따르면 2003, 2004년 할리우드에서 개봉되거나 제작될 고대 서사극 프로젝트는 모두 14편에 이른다.

가장 대표적인 프로젝트는 ‘글래디에이터 2’. 주인공 막시무스 장군이 1편에서 죽었으나 드림웍스 영화사는 “죽음에 대한 고대인들의 개념은 지금과 달랐다”며 2편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전제 국가로 바뀐 로마에서 장성한 공주의 아들이 진짜 생부를 찾아나서면서 이야기가 시작될 것이라는 후문.

알프스를 넘어 로마로 진군했던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을 내세운 영화도 두편이 준비되고 있다. ‘트리플X’의 스타 빈 디젤은 내년 봄 제작되는 ‘한니발’에서 한니발로 캐스팅됐고, 덴젤 워싱턴도 또다른 한니발 영화의 주연으로 발탁됐다.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도 주목받고 있는 대작 프로젝트. 바즈 루어만 감독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캐스팅해 ‘알렉산더 대왕’의 제작을 진행하다 현재 불투명해진 상태지만, 이 프로젝트를 욕심내는 영화사와 감독들이 줄지어 서 있다.

이밖에 그리스의 서사시 ‘일리아드’에 바탕을 둔 볼프강 페터슨 감독의 ‘트로이’는 브래드 피트와 에릭 바나를 각각 아킬레우스와 헥토르로 캐스팅했고, 키아누 리브스는 로마제국의 콘스탄티누스 대제를 소재로 한 전기 영화의 주인공 물망에 오르고 있다. 러셀 크로도 ‘마스터 앤 커맨더’에서 나폴레옹 시대 해양 모험담의 주역으로 나설 예정이다.

고대 서사극은 스케일이 크고 제작 뒷이야기가 풍부해 DVD에서 최상의 부록을 제공하는 장르로 이들 영화들은 DVD 수입도 만만찮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영화 ‘알렉산더’의 예산이 최소 1억 5000만 달러로 예상되는 등 천정부지로 치솟는 제작비가 스튜디오를 한숨짓게 하고 있다.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