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별로 본 나무꾼의 도끼
이름없는 산 속에서 나무를 하던 나무꾼이 실수로 도끼를 연못에 빠뜨렸다.
● 옛날
10:00 나무꾼이 연못에 도끼를 빠뜨렸다. 나무꾼은 엉엉 울었다.
10:01 연못에서 산신령이 금도끼를 들고 나타났다. “이 금도끼가 네 도끼냐?”
“아닙니다.”
10:02 산신령이 연못으로 들어갔다.
10:03 산신령이 은도끼를 들고 나타났다. “이 은도끼가 네 도끼냐?”
“아닙니다.”
10:04 산신령이 다시 연못으로 들어갔다.
10:05 산신령이 쇠도끼를 들고 나타났다. “이 쇠도끼가 네 도끼냐?”
“네 그렇습니다.”
“어허, 착한 백성이로고. 내 너의 정직함이 기특해 금도끼와 은도끼도 다 주겠노라.”
10:07 나무꾼이 산신령으로부터 금도끼, 은도끼, 쇠도끼를 받았다.
-소요시간:7분
-비용:7분 동안 나무 못 함.
-수확물:도끼찾음+금도끼 은도끼 공짜로 얻음.
● 21세기 초
10:00 나무꾼이 연못에 도끼를 빠뜨렸다. 나무꾼은 노트북을 꺼내 들었다.
10:01 노트북을 켰다. 무선 인터넷 접속을 했다. 접속 실패. 다시 접속을 시도했다.
접속 실패. 가까스로 접속됐다.
10:10 익스플로러를 열었다. www.mountgod.co.kr에 접속했다. 접속이 되는 순간 컴퓨터가 작동을 멈췄다.
Ctrl+Alt+Del
아무 키
10:50 드디어 연결 성공. ‘도끼 찾기’ 메뉴를 클릭.
회원가입. 클릭.
약관 다 읽고 동의. 클릭.
가입확인. 클릭.
11:20
도끼찾기 클릭
네. 클릭
확인. 클릭.
게시판. 클릭.
12:00 전송 완료
이틀 후:택배로 도끼 도착
-소요시간:2박3일
-비용:유료가입비 4만5000원+택배요금 2만5000원+2박3일간 일 안 하고 술만 먹음
-수확물:도끼 찾음
-참고:김서방네 대장간에서 도끼 한 자루에 3만원에 판매.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