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띠’ 조윤정(24·삼성증권·사진)이 ‘양의 해’를 기분 좋게 출발했다.
한국 여자 테니스의 간판스타 조윤정은 2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세계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시즌 개막전인 ASB뱅크클래식에서 단식 준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세계 랭킹 83위 조윤정은 세계 45위인 러시아의 샛별 베라 즈보나레바(18)와의 준준결승에서 2시간30분간의 풀세트 접전 끝에 2-1(7-6, 1-6, 6-3)로 이겼다.
준우승을 차지했던 지난해 11월 볼보여자오픈 이후 2개월 만의 테니스 투어대회 준결승 진출. 하지만 볼보대회는 시즌 마지막 대회로 강호들이 많이 빠졌고 총 상금 규모도 11만달러로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반면 13일 개막하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의 전초전 성격인 이번 대회는 출전선수 32명 가운데 절반 가까운 13명이 세계 50위 이내에 드는 강자인데다 총 상금도 14만달러가 걸려 있다.
새해 첫날인 1일 지난해 프랑스오픈 준결승 진출자인 클라리사 페르난데스(아르헨티나·세계 31위)를 2-0으로 제치는 파란을 일으켰던 조윤정은 이날 첫 세트를 타이브레이크 끝에 잡아내 이변을 예고했다. 그는 2세트를 1-6으로 쉽게 내줬으나 3세트 들어 안정된 스트로크와 승부처에서의 과감한 네트 대시가 빛을 발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조윤정은 “경기 감각을 되찾아 호주오픈에 대비한다는 생각으로 출전했다”며 “동계훈련 동안 웨이트트레이닝과 네트 플레이를 집중 연마한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조윤정은 3일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인 톱시드(세계 16위) 안나 피스톨레시(이스라엘)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지난해 12월 결혼하면서 스매시노바라는 이름을 개명한 피스톨레시는 1m57의 단신이지만 각도 깊은 스트로크가 주무기로 톱스핀을 잘 친다는 게 조윤정의 설명. 조윤정은 지난해 9월 중국 상하이에서 벌어진 폴로오픈에서 피스톨레시와 한차례 맞붙어 0-2로 패한 적이 있어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