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보험료와 연금 지급액을 현 상태로 유지할 경우 당초 예상보다 4년 빠른 2044년에 기금이 고갈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최병호(崔秉浩) 사회보장연구실장은 연구원 발간지 ‘보건복지포럼’ 2월호에 실린 ‘사회보험정책의 평가와 향후 발전방향’이라는 논문에서 2001년의 새 인구 추계를 토대로 국민연금 재정을 전망한 결과 이같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국민연금 재정을 추계할 때는 2048년에 기금이 고갈될 것으로 예측됐으나 고령화 진행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고 저금리 추세가 계속돼 기금 고갈이 4년 정도 앞당겨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최 실장은 적립기금 없이 현 수준의 연금을 지급하려면 2030년에는 가입자가 소득의 15.6%, 2050년에는 31%, 2080년에는 35%를 내야 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는 “국민연금의 장기재정을 건실하게 하려면 연금지급 수준을 낮추거나 지급연령을 늦추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보험료를 내는 만큼 연금을 받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연금발전위원회는 3월까지 연금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고 복지부는 이를 토대로 보험료율 인상 등의 내용을 담은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10월말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현행 국민연금법에 따르면 직장 가입자는 보수의 9%, 지역 가입자는 6%를 연금 보험료로 내야 한다. 그러나 지역 가입자의 경우 보험료율이 7월부터 7%로 오르고 내년에는 8%, 2004년에는 직장인과 같은 9%로 인상된다.
송상근기자 song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