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신의 힘으로’. 조윤정(삼성증권)이 ASB뱅크클래식 여자단식 준결승에서 안나 피스톨레시(이스라엘)에 맞서 강력한 포어핸드스트로크를 구사하고 있다.오클랜드AFP연합
‘양띠 처녀’ 조윤정(24·삼성증권)이 세계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에서 2개 대회 연속 결승에 진출하는 기세를 올렸다.
3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ASB뱅크 클래식(총상금 14만달러) 단식 준결승. 앞서 세계 50위 이내에 드는 강호들을 연파하며 파란을 일으켰던 조윤정은 이날 지난해 챔피언인 톱시드(세계 16위) 안나 피스톨레시(이스라엘)에게 세트스코어 1-0으로 앞선 2세트 2-2 상황에서 기권승을 거뒀다.
조윤정은 이로써 지난해 11월 시즌 마지막 대회인 볼보여자오픈에서 결승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다시 결승무대를 밟았다. 섭씨 38도에 이르는 더운 날씨 속에서 조윤정은 안정된 발리와 공격적인 플레이를 앞세워 첫 세트를 타이브레이크 끝에 7-6으로 따냈다. 2세트 들어 조윤정의 위력에 지친 피스톨레시는 왼쪽 허벅지 경련으로 경기를 포기했다.
지난 연말 동계훈련에서 이형택과 남자 주니어 선수들을 상대로 스트로크를 가다듬어 힘이 붙었다는 조윤정은 “결승전까지 올 줄 꿈에도 몰랐다. 꼭 우승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결승 진출로 조윤정은 131점의 랭킹 포인트를 확보, 다음주 발표되는 세계 랭킹에서 역대 자신의 최고인 60위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여자선수의 사상 최고 랭킹은 이덕희가 1983년 기록한 47위이며 박성희는 95년 57위까지 올랐다.
조윤정은 4일 엠마뉴엘 가그리아디(스위스)를 2-0으로 제친 2번 시드(세계 22위) 엘레니 다니리두(21·그리스)와 생애 첫 투어 우승을 다툰다. 지난 한해 동안 랭킹을 62계단이나 끌어올린 다니리두와는 첫 대결. 조윤정 보다 15Cm가 큰 1m82의 장신으로 원핸드 백핸드에 남자 못지 않은 파워테니스를 구사한다는 게 삼성증권 김일순 코치의 설명.
조윤정은 “키가 큰 반면 발이 느려 보였다. 여태껏 해 온대로 공격적인 스트로크와 상대 약점인 백핸드를 집중 공략하겠다”며 승리를 다짐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