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를 춤추게 하라
루이스 거스너 지음/이무열 옮김/430쪽/1만3500원/북@북스
◇세븐일레븐의 경영신화
이토 마사토시 지음/남혜승 옮김/196쪽/1만원/집사재
기업에게 시장은 치열한 전쟁터다. 매일 전략이 세워지고 매일 전투가 벌어진다. 그들이 뺏고 뺏기는 것은 소비자. 소비자를 차지하지 못한 기업은 문을 닫는다. 소비자는 ‘살아 있는’ 기업만을 기억한다.
미국 컴퓨터회사 IBM과 일본에서 시작된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엄연히 분야가 다른 기업이다. 그러나 두 기업에는 공통점이 있다. 두 기업 모두 자기 분야에서 소비자를 확실하게 사로잡았다는 것. ‘코끼리를…’과 ‘세븐일레븐…’은 이들을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이끈 최고경영자(CEO)가 풀어놓은 ‘성공 비결’이다.
루이스 거스너,이토 마사토시
루이스 거스너 회장은 침몰 위기의 IBM을 다시 정상에 올려놓았다. 1987년 43달러이던 IBM의 주가는 1993년 12달러까지 떨어졌다. 히타치, 후지쓰, 암달 등 후발 컴퓨터 업체는 IBM보다 30∼40% 낮은 가격으로 승부를 걸어왔다. ‘적’들의 집중 포화에 IBM은 곧 쓰러질 것처럼 보였다. 93년 IBM의 적자는 160억달러에 달했다. 93년은 컴퓨터업계의 ‘제왕’으로 군림하던 IBM이 최대 위기를 맞은 해였다. 그리고 거스너 회장이 IBM의 구원 투수로 등판한 해이기도 하다.
거스너 회장은 IBM의 이사진으로부터 최고 경영권을 넘겨받은 지 10년이 지나지 않아 IBM을 80억달러 흑자 기업으로 바꿔놓았다. 2002년의 종업원 수는 93년에 비해 6만5000명이 늘어났다. 덕분에 거스너 회장은 지난해 초 미국 비즈니스 위크가 선정한 세계 최고의 CEO에 뽑혔다. 거스너 회장은 ‘병든 코끼리’ IBM을 꼼꼼히 관찰하고, 이에 맞는 처방을 내렸다. 전략을 세우고 탁월한 리더십으로 이를 즉시 실천에 옮겼다. 지난해 IBM을 떠난 그는 IBM의 회생 과정을 책으로 엮었다. ‘코끼리를…’에는 ‘결정’의 과정과 방법이 자세히 묘사돼있다.
이토 마사토시는 32세 때인 1956년부터 가족 상점 ‘요카도’의 사장을 맡아 경영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40여년 만에 세계를 상대로 한 소매점 세븐일레븐의 주인이 됐다. 50년 가까이 기업을 운영하면서 배운 ‘경영 철학’을 다분히 포괄적이고 상징적인 표현으로 설명했다. ‘상인은 고독 속에서 살아간다’ ‘두렵더라도 모험심을 갖자’ 등의 원칙은 경험을 통해 체득한 것이다.
‘코끼리를…’이 비교적 짧은 기간의 기업 경영을 상세히 묘사한 책이라면 ‘세븐일레븐…’은 긴 세월의 경험을 간략하게 축약한 글이다. 하고 싶은 말을 일일이 예를 들어가며 늘어놓는 것과 독자가 짐작할 만큼만 품에서 꺼내놓는 것은 서양과 동양의 표현법 차이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들 ‘성공한 경영인’이 궁극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같다. 시장에서 살아남고 승리하는 원칙은 성실과 정직, 그리고 고객이라는 점!
주성원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