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초연 20년을 맞는 ‘아가씨와 건달들’의 공연에서는 남경주(나싼 역·오른쪽)와 전수경(아들레이드 역)이 ‘건달’과 ‘아가씨’를 맡았다./사진제공 오디 뮤지컬 컴퍼니
인기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이 올해로 국내 초연 20주년을 맞았다.
‘아가씨와 건달들’은 1983년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국내 초연된 이후 거의 매년 무대에 오르며 지금까지 200만명이 넘는 관객이 보고간 인기 뮤지컬 레파토리.
초연 당시에는 연극계 형편상 1개 극단이 단독으로 공연하기엔 ‘스케일이 너무 큰 탓에’ 민중, 대중, 광장 등 3개 극단이 합동으로 무대에 올렸다. 대중의 최민 대표는 “초연 때 당시로서는 큰 규모인 1600만원의 제작비를 들여 만들었다”며 “뮤지컬 전문 배우가 없던 시절이어서 전원 연극 배우로 캐스팅해 공연을 만들었다”고 회고했다.
올해는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로 호평을 받은 오디 뮤지컬 컴퍼니가 제작을 맡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4일부터 공연중이다.
최근 몇 년간 공연에서는 안재욱, 윤다훈, 박상아, 오정해 등 인기 TV 스타들이 주역을 맡기도 했지만 이번 무대에서는 뮤지컬 간판 스타인 남경주와 전수경이 출연한다.
나싼 역의 남경주는 1991년에 같은 배역으로, 아들레이드역의 전수경 역시 1998년 15주년 기념 공연 때 같은 배역으로 출연한데 이어 이번에 두 번째로 ‘건달’과 ‘아가씨’를 맡았다.
남경주는 “인생을 알 만한 나이인 마흔살 언저리에서 꼭 다시 한번 해보고 싶었던 작품”이라며 “그동안 ‘아가씨와 건달들’이 날림으로 제작된 적도 많았는데 이번에 제대로 된 무대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출산으로 잠시 활동을 쉬어야 했던 전수경은 이 작품으로 ‘컴백’한다.
이밖에 이번 공연에서 눈길을 끄는 캐스팅은 또다른 여자 주인공인 사라역의 김현수. ‘하이마트’ CF로 잘 알려진 김현수는 이대 성악과 출신이다.
‘아가씨와 건달들’은 도박꾼 나싼과 스카이, 선교사 사라, 그리고 영리한 처녀 아들레이드 등 4명의 청춘남녀의 사랑의 줄다리기를 그린 작품.
오디 뮤지컬 컴퍼니의 신춘수대표는 “어렵지 않고 누구나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라는 점과 재치있는 대사, 탄탄한 드라마가 20년간 국내에서 이 작품이 변함없이 사랑 받아온 이유”라고 분석했다.
‘아가씨와 건달들’은 1950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으며 관객들의 사랑에 힘입어 1976년과 1992년 브로드웨이에서 재공연되기도 했다.
13일까지. 월∼토 오후 4시, 오후 7시반. 일 오후 3시, 6시반. 3만∼7만원. 02-552-2035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