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네이드사가 3일까지 두 명의 복제 아기를 탄생시켰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이를 뒷받침할 아무런 과학적 증거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클로네이드의 모체격인 ‘라엘리안 무브먼트’의 창설자 라엘(56)이 이브의 DNA 검사 중단을 지시하면서 이브의 복제인간 여부를 증명할 가능성이 불투명해졌다. 이에 따라 클로네이드의 주장이 인류 역사를 뒤바꿀 인간복제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것인지, 아니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희대의 사기극인지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DNA 검사 거부=라엘은 2일 CNN의 토론 프로그램 ‘크로스파이어’(Cross fire)에 출연해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진행 중인 소송에서 아기를 보호하기 위해 이브의 DNA 검사 중단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기가 가족 품에서 떨어져야 한다면 차라리 당신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편이 낫다고 브리지트 부아셀리에 클로네이드 대표에게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앞서 플로리다주 브로워드 카운티 법원은 이브를 보호해야 한다는 청원에 따라 22일 이브의 부모와 클로네이드사 관계자를 소환하겠다고 밝혔다. 소환 거부시 법원은 이브를 부모와 강제로 떼어놓을 수 있다.
▽회의적인 학계=과학자들은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현재까지는 복제의 진위 여부가 의심스럽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첫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킨 영국 로슬린연구소장 해리 그리핀 박사는 “선전용 책략 이상의 아무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인간복제를 추진하고 있는 세베리노 안티노리 박사조차도 “완전 속임수”라고 비난했다. 전문가들은 클로네이드가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려면 적어도 두 개의 독립적인 기관으로 하여금 엄마와 아기의 DNA를 비교 분석토록 해 그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언론인까지 사기극에 합세?=클로네이드가 이브의 DNA 검사의 객관성을 입증하도록 선임한 마이클 길런 전 ABC방송 과학담당 에디터가 이브의 탄생 몇 달 전까지 미국 주요 방송사들을 상대로 인간 복제에 대한 독점 취재권 구매 여부를 타진하고 다녔다고 뉴욕 타임스가 5일 폭로했다. 길런은 3대 메이저 방송사인 ABC, NBC, CBS는 물론 폭스 뉴스와 CNN, HBO 등 케이블 방송사까지 찾아다니며 “10만달러(약 1억2000만원)를 주면 독점 취재권을 주겠다”고 제시했다는 것. 이들 방송사는 이 같은 제의를 모두 거부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