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검토 중인 검찰 인사위원회 개편 방안의 핵심은 △시민단체 추천 인사 등 외부 인사의 참여 확대 △심의 의결기구로 격상 △인사 추천권 행사 등 3가지다.
이는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법학계 일부에서 “정치권이 검찰 인사에 깊이 개입하고 있기 때문에 권력형 비리 사건수사가 왜곡된다”며 내세워 온 ‘검찰개혁 방안’과 맥락을 같이한다. 하지만 검찰 내부의 반응은 차갑다.
▽검찰 반응=서울지검의 한 검사는 “검찰 내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든 외부 인사가 여러 명 인사위에 참여할 경우 ‘뜬 구름 잡는’ 인사안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인수위가 포퓰리즘적 발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법무부의 한 검사는 “정부 부처의 인사에 시민단체가 개입하는 게 옳은가. 개편안은 지금까지와는 정반대의 측면에서 부작용이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검의 한 검사도 “외부 인사들이 정치적 편향성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실현 가능성=검찰 내부의 반발 등을 감안할 때 인수위의 안이 그대로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법무부의 한 검사는 “검찰의 의견은 인수위에 아직 전달되지 않았다”며 “검찰청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인수위의 안은 그대로 유지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제도’보다는 ‘의식’이 문제라고 지적하는 법조인들이 많은 점도 걸림돌이다.
한 변호사는 “대통령이 솔선수범하면서 검찰 수사에 개입하려는 외풍을 엄단하고 검사들도 의식을 바꾼다면 무리하게 제도를 바꿀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제도 개혁보다 오히려 ‘대통령의 결단’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전망=현행 검찰 인사위는 검사의 특정 지역 근무기간 제한 등 인사의 틀만 결정하며 개개인의 보직 결정 및 승진에 대한 구체적인 결정권은 없다.
인사 초안은 법무부 검찰국 검찰1과가 짜며 이를 토대로 법무장관과 검찰총장, 대검 차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이 최종안을 확정하는 게 현행 방식.
따라서 인수위가 검토 중인 안대로 검찰 인사위가 바뀌게 될 경우 검찰 인사 방식에 큰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다. 외부 인사가 다수 포함된 인사위가 추천권을 가지게 되므로 법무장관이나 검찰총장 등 수뇌부의 인사에 대한 영향력이 급격히 축소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인수위는 검찰 인사위가 추천한 후보 가운데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임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외부 인사가 총장이 될 가능성도 높다.
또 인사의 판단 근거가 될 수사 실적 등에 대한 평가에도 외부의 시각이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기존 인사 관행의 파괴로 이어질 수도 있다.
검찰 인사위원회 현행 제도와와 개편안 비교
쟁점
현행 제도
개편안
인원
7∼9명
9명
위원 구성
재야법조계 1명, 학계 1명, 나머지 검찰
검찰 3명, 재야법조계 3명, 시민단체추천인사 3명
성격
자문기구
심의 및 의결기구
권한
인사의 틀 결정, 구체적인 인사권 없음
검찰총장 후보 등 추천권 보유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