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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中, 86년 탈북자 강제송환협정 체결

입력 | 2003-01-06 14:47:00


북한은 1986년 중국과 불법으로 국경을 넘은 정치범 등을 처리하기 위한 협정(의정서)을 체결, 그동안 탈북자 강제송환의 근거로 삼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6일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신문들은 86년 8월 12일 북한 국가보위부와 중국 공안성이 중국 단둥(丹東)시에서 체결한 '국경지역의 국가안전 및 사회질서 유지업무를 위한 상호협력 의정서'를 근거로 이같이 보도했다.

일본의 비정부기구(NGO)인 '구하라, 북한 민중/ 긴급행동 네트워크(RENK)'측이 입수해 언론을 통해 공개한 이 의정서에는 범죄자와 단순 월경자를 구분해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측은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탈북한 사람도 범죄자와 똑같이 취급해 모두 북으로 송환하는 근거로 삼아온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의정서는 양국이 '반혁명분자와 일반 범죄자'가 월경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상대국에 이같은 사실을 통보토록 의무화하고 있으며 체포를 의뢰할 수 있도록 했다. 위탁을 받은 상대국은 문제자를 체포하면 반드시 송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은 기아 때문에 탈출한 북한주민을 난민으로 판단, 이들을 북한에 강제송환하는 것은 비인도적인 처사라며 중국에 항의한 바 있다. 중국은 1982년 국제난민조약을 비준했다.

일본의 북한 전문가들은 이 의정서를 체결한 시점이 북한에서 식량난에 의한 탈북자가 생기기 시작한 때와 일치한다는 점에서 내용의 신빙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제1조=양국 국경지역의 안전유지와 국가사회 재산, 생명재산 보호업무에 관해 상호 협력한다.

△제4조=주민의 불법 월경방지업무에 관해 상호 협력한다.

1항) 증명 미소지 등 경우에는 불법 월경자로 처리한다.

2항) 상황에 따라 불법월경자의 명부 및 자료를 상대측에 넘긴다. 월경 후의 범죄행위는 본국의 법률로 처리하고 상대측에 보고한다.

△제5조=범죄자 처리 문제를 상호 협력한다.

1항) 반혁명분자와 일반 범죄자가 상대측의 경계 내로 도주할 위험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상대측에 반드시 통보한다. 통보를 받은 측은 상대측이 범죄자를 저지, 체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자국으로 도망해 온 범인의 조사 체포를 위탁받은 경우에는 신속히 체포해 관련자료와 함께 인도한다.

2항) 상대측 국경의 안전, 사회질서를 위해하는 정보를 입수한 경우에는 상호 통보한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