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이 건강에 해롭다며 대통령까지 나서 '비만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비만=만병의 근원'이라는 과학적 근거는 희박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같은 주장은 '미국의 마지막 다이어트'의 저자 폴 캄포스 콜로라도대 교수가 편 것으로, 미 시사주간지 뉴리퍼블릭 최신호(13일자)가 보도했다.
널리 사용되는 비만의 척도는 체질량지수(BMI). 체중(㎏)을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다. 이를 적용하면 영화배우 브래드 피트와 조지 클루니, 프로농구 선수 마이클 조던은 모두 과체중(25 이상)이고, 영화배우 실베스터 스탤론과 프로야구 선수 새미 소사는 비만(30 이상)이다.
캄포스 교수는 "이 기준에 따르면 프로야구 선수의 4분의 3이 비만으로 분류된다"면서 "이들이 건강에 문제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비만으로 연간 30만명의 미국인이 사망한다"는 미의학협회지(JAMA)의 유명한 연구보고서는 나이와 성별, 흡연 여부 같은 다른 변수는 고려하지 않은 채 '비만은 사망의 지름길'로 결론 내리고 있다.
반면 96년 코넬대가 60만명을 조사한 결과 비흡연자 가운데 가장 사망률이 낮은 집단은 과체중이 포함된 BMI 23∼29 사이였다. 버지니아대 조사에 따르면 45∼95년까지 체중과 건강의 관계에 대한 연구보고서의 4분의 3이 "과체중은 건강에 영향이 없거나 오히려 이롭다"고 결론짓고 있다.
캄포스 교수는 비만을 문제삼는 대부분의 보고서가 다이어트 업계와 제약사들의 연구비 지원으로 작성되고 있다면서 활동량이 적은 생활습관과 무리한 다이어트에 따른 급격한 체중 증감, 살빼는 약 등이 오히려 건강을 해친다고 덧붙였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