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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철강 매각 또다시 무산 위기

입력 | 2003-01-06 17:44:00


한보철강 매각이 또다시 무산될 위기를 맞았다.

6일 자산관리공사와 한보철강 채권단에 따르면 법원(서울지법 파산부)과 한보철강 인수희망자인 AK캐피털이 계약금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이고 있어 매각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매각 주관사인 자산관리공사의 연원영(延元泳) 사장은 “법원이 AK캐피털측에 매각대금의 10%인 3770만달러를 계약금으로 내야 한다고 요구하는 데 반해 AK캐피털은 양해각서(MOU) 체결시 계약금으로 이미 지급한 1000만달러 이상을 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AK캐피털측은 “채권단의 동의를 얻어 양해각서를 체결할 때까지 별다른 언급이 없던 법원이 10%의 계약금 조항을 들고 나오는 것은 매각하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냐”며 계약금 지급 불가 방침을 밝혔다.

이에 대해 법원은 “매각금액의 10%를 계약보증금으로 요구하는 것은 법원이 지금까지 줄곧 지켜온 원칙으로 한보철강 매각에 이를 적용하지 않으면 오히려 특혜를 주는 셈”이라며 보증금 10% 요구를 철회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한보철강 채권단은 지난해 11월 말 우선협상대상자인 AK캐피털과 3억7700만달러에 한보철강을 매각하기로 합의하고 12월16일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다.

철강업계 관계자들은 “AK캐피털의 대표격인 중후산업 권호성 사장(권철현 연합철강 창업주 아들)이 2년 전 한보철강 매각 때에도 본계약 직전에 계약을 무산시킨 일이 있다”며 “이번에도 본계약 체결이 당초 일정보다 수개월 늦어지는 등 AK캐피털측의 신뢰에 의문이 있어 법원이 강경하게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