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부산/경남]“러브호텔이 주거단지 선점”

입력 | 2003-01-06 17:50:00


부산 강서구 명지주거단지와 신호주거단지에 주택이 들어서기도 전에 20여개의 러브호텔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앞으로 입주하게 될 주민들과 심한 갈등을 빚을 전망이다.

6일 강서구에 따르면 명지주거단지에 러브호텔 4곳이 이미 영업 중이며 바로 옆 신호주거단지에는 16곳의 러브호텔 건축허가가 나가 이 중 8곳이 건축 중이다.

또 명지주거단지로 통하는 간선도로 주변에는 3년전부터 러브호텔이 들어서기 시작해 현재 11곳이 영업 중이며 1곳이 곧 문을 열 예정이다.

구청은 주거단지가 조성되기도 전에 러브호텔이 난립하고 있지만 상업용지에는 숙박업소의 건축을 막을 방안이 없어 어쩔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삼성자동차 앞 신호주거단지는 단독주택지역과 공동주택지역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인근에 초중고교 4개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16곳의 러브호텔이 모두 들어설 경우 주거와 교육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명지주거단지도 부산시가 용적률을 높이기 위해 지구단위계획을 수정 중이어서 상업용지 내 러브호텔의 건축허가가 일시 중단됐지만 용적률 문제가 해결되면 현재 영업 중인 4개 업소보다 훨씬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명지주거단지의 부지매각을 담당하고 있는 부산시도 가뜩이나 낮은 용적률(160∼220%) 때문에 부지가 팔리지 않는 데다 러브호텔이 많이 들어서면 건설업체들이 주거환경 악화를 이유로 아파트 건설을 망설일까봐 우려하고 있다.

이처럼 러브호텔 업주들은 상업용지 내 숙박업소의 건축을 법적으로 막을 수 없다는 맹점을 이용하는 데다 주민들의 민원을 피하기 위해 주택이 건설되기 전에 미리 건물을 세우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제도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한편 강서구지역 주민들과 청소년유해환경감시단 등 지역단체들은 러브호텔 난립을 규탄하는 플래카드를 붙이고 구청에 항의하는 등 무분별한 러브호텔 건축허가에 반발하고 있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