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군(8·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은 최근 주말을 이용해 아빠 엄마와 스키장에 다녀왔다. 스키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탄 것이었다.
“추워서 옷만 두껍게 껴입고 갔는데 얼굴이 검게 타버렸어요. 얼굴은 해수욕장에서만 타는 줄 알았는데 이상해요.”
학원 친구들과 눈썰매장에 다녀온 이지민양(8·서울 동작구 상도동)은 오랫동안 눈밭 위에 뒹굴다 뺨이 빨갛게 텄다. “엄마가 한 시간만 타랬는데 세 시간이나 타서 그런가봐요. 히터 앞에서 따뜻한 바람을 쐬면 얼굴이 간지러워서 손으로 막 긁고 싶어요.”
겨울이라고 방심하기 쉽지만 사실 설원(雪原)의 표면에서는 들판이나 해변, 모래 사장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자외선이 반사된다. 수면의 반사율을 100%로 볼 때 설원의 반사율은75%다. 해변(15∼20%), 콘크리트 바닥(5∼10%)에 비해 수 배 이상 높은 수치.
CNP차앤박 피부과 박연호 원장은 “특히 어린이들은 어른보다 3배 이상 자외선에 더 영향을 받게 되므로 자외선 A, B를 모두 막아주는 차단제를 꼭 발라야 한다”고 말했다. 어린이용 선크림은 자외선 차단지수(SPF)가 15인 제품을 눈밭에 나가기 30분 전 바르는 것이 적당하다. 선크림은 지속력이 높지 않으므로 2시간마다 덧발라준다. 직사광선이 강하게 내리쬐는 낮 12시∼오후 2시에는 눈 위에 오랫동안 서 있지 않도록 한다.
모델로 피부과 서구일 원장은 “군복무시절 겨울 야외에서 보초를 서다 얼굴 피부 표면이 빨개지는 안면홍조증에 걸린 사례가 많다. 스키장도 비슷한 조건이므로 한 시간 동안 운동을 한 뒤에는 10분 이상 따뜻한 곳에서 몸을 녹여야 얼굴이 빨갛게 트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입과 코를 가리는 마스크와 챙이 있는 모자를 곁들이면 자외선과 건조한 바람으로부터 보드라운 살결을 보호하는데 도움이 된다.
스키장이나 눈썰매장에 돌아온 뒤에는 겨드랑이에 땀도 차고 자외선 차단제도 잔뜩 바른 상태이기 때문에 순한 비누를 발라 온 몸을 씻어내는 것이 좋다.
존슨즈베이비 김지은 교육담당은 “카모마일 또는 허브 등 피부 진정효과가 있는 식물성 베이비 오일을 온몸에 발라준다”고 말한다. 땀이 뱄던 부분에 습진이 생길 수 있으므로 베이비 파우더를 손에 덜어 마사지하듯 문질러주는 것도 좋다. 보령메디앙스 고객만족실의 최선화 주임은 “얼굴이 심하게 텄을 경우 함부로 외용 연고를 바르지 말고 의사의 처방에 따르며 정도가 약할 경우 보습제를 꾸준히 발라주라”고 조언했다. 보습제는 오일, 로션, 크림을 순서대로 모두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크다.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