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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석호기자의 펀드탐방]SEI에셋코리아 ‘세이고배당…’

입력 | 2003-01-07 18:02:00


원칙을 지키다 보면 처음 의도했던 것과 다른 결과에 이를 때가 있다. 기대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으면 더 이상 좋을 수가 없다.

SEI에셋코리아자산운용이 2001년 10월 27일 설정한 ‘세이고배당장기증권저축’ 펀드의 성과가 바로 그런 경우다.

이 펀드는 개방형 공모펀드가 아니라 2002년 3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투자자 모집이 허용된 주식형 뮤추얼펀드다.

애초의 운용목표는 수수했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고 시중 정기예금 금리 이상의 수익을 올린다는 것.

투자 대상도 고배당주, 우선주 등으로 한정했다. 오재환 이사는 “낮은 위험과 중간 수익을 원하는 보수적 고객을 위해 펀드를 설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펀드는 지난 한해 수익률이 가장 높은 주식형 펀드가 됐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이 펀드의 1년 수익률은 36.34%를 나타냈다.

배당을 많이 하는 종목에 투자해 배당수익을 얻고 보통주와의 값이 크게 차이가 난 좋은 우선주에 투자해 자본수익도 얻는다는 전략이 시장상황과 맞아떨어진 것.

이 펀드가 고배당 주식을 고른 원칙은 여섯 가지다. 시가 대비 배당수익률이 시장평균(시장금리) 이상일 것, 과거 배당률(액면가 대비)이 꾸준하면서도 10% 이상일 것, 배당성향이 인색하거나 과도하지 않을 것. 이는 숫자로 따져볼 수 있는 기준이다.

숫자로 따지기 어려운 질적인 기준은 회사가 이익을 안정적으로 내면서 투자수요가 낮을 것, 대주주나 경영진이 주주이익을 중요시할 것, 현금흐름이 양호할 것 등이다.

오 이사는 “보통주와 값 차이가 컸던 우선주들이 지난해 4월까지의 상승장에서 값이 많이 올랐다”며 “원칙에 따라 종목을 골라 오래 들고 있었던 것이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펀드는 지난해 말 설정액이 200억원 이하인 소형펀드이고 유동성 문제 때문에 대형 펀드들이 손대지 않는 우선주 틈새시장을 공략해 성공한 측면이 강하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이런 운용 원칙이 일반적인 대형 펀드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2002년 누적수익률 상위 주식형 펀드(자료:한국펀드평가)펀드운용 회사설정액(억원)수익률(%)1년설정후세이고배당장기증권저축SEI에셋코리아자산18436.3466.94TempletonGrowth주식 5프랭클린템플턴투신17520.2791.10미래인디펜던스주식형 1미래에셋자산83017.3967.20OK퍼스트스텝주식B2SK투신17915.3463.30템플턴Growth주식 4프랭클린템플턴투신29614.4040.18템플턴Growth주식 2프랭클린템플턴투신2,8149.9642.30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미래에셋자산2,7009.8656.51현대리커버리성장주식현대투신2788.97-4.68현대리커버리성장주식HT 2현대투신2288.87-3.36템플턴그로스장기증권 1프랭클린템플턴투신5838.7134.72설정액 100억원 이상의 모든 주식형 펀드 가운데 2002년 12월 31일 현재 1년 누적 수익률이 높은 순.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