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경제학자이면서 주식투자로 큰돈을 번 존 메이나드 케인스는 증시를 ‘미인대회’에 비유한 적이 있다.
미인대회에 뽑히는 미인은 스스로 예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 일반 대중이 예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것. 주식투자도 마찬가지여서 주가가 오르는 종목은 ‘내가 보기에 좋은 회사’가 아니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회사’라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펀더멘털과 관계없이 사려는 사람만 많으면 주가는 오른다는 이 논리에 대해 비판도 적지 않다. 단기적으로는 몰라도 길게 보면 주가는 결국 펀더멘털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반론이다. 워런 버핏, 피터 린치, 벤저민 그레이엄 등이 케인스의 반대편에 서 있다.
지난해 2월 거의 모든 애널리스트가 삼성전자에 대해 ‘매수 추천’을 냈다. 목표 주가도 60만∼100만원으로 다양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주가는 1년 내내 30만원 선을 벗어나지 못했다.
케인스의 주장과 달리 모든 사람이 예쁘다고 생각해도 결국 미인으로 뽑히지 않는 일이 실제 증시에서는 종종 일어난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