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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과 대화용의… 代價는 없어”

입력 | 2003-01-08 18:15:00


한국과 미국, 일본 정부는 7일(현지시간) 미 국무부에서 열린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 회의에서 북한과 미국의 대화가 재개되기 위해서는 북한이 우선적으로 고농축 우라늄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폐기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한미일 3국은 이날 발표한 공동언론발표문에서 이같이 밝히고 “북한은 신속하고 검증 가능한 조치를 취하고 핵 관련 국제 약속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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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발표문은 또 “미국 대표단은 북한이 국제사회에 대한 의무를 어떻게 이행할지에 관해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며 “그러나 미국은 북한이 기존의 의무를 준수하는 데 대해서는 대가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같은 미국의 태도는 그동안 강조해 왔던 ‘선(先) 핵폐기 완료, 후(後) 대화’라는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어서 북한의 대응이 주목된다. 미국 정부는 이날 뉴욕에 있는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 관계자들에게 TCOG 공동발표문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지금까지 취한 조치(핵 동결 해제)를 원상복구하고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것 등을 명백히 한다면 우리는 북한이 그런 일들을 하는 방안에 관해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측 수석대표인 외교통상부 이태식(李泰植) 차관보는 이와 관련해 “북한이 핵포기 의사를 밝히면 미국이 그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공동발표문은 이어 “미국측 대표단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위협하거나 침공할 의사가 없다고 천명한 사실을 거듭 밝혔다”며 “3국 대표단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할 어떠한 안보적 근거도 없다”고 북한의 불가침조약 체결 요구를 사실상 일축했다.

한편 방미 중인 임성준(任晟準)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8일 오전 9시30분(한국시간 8일 오후 11시30분)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을 만나 북핵 문제 해결 방안 및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의 취임 후 방미 문제 등에 대해 협의했으며 이날 오후에는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비롯해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만날 예정이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워싱턴=김영식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