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출신 할머니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관계자들이 정기 수요집회 11주년을 맞아 8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갖고 있다. -전영한기자
“내가 죽기 전에, 아니 죽어서라도 꼭 일본의 사죄를 받아낼 겁니다.”
8일 정오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 5명의 일본군위안부 할머니들은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이들이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매주 수요일 낮 12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어온 ‘정기 수요시위’가 이날로 11주년을 맞았다.
1992년 1월8일 시작돼 이날로 540차가 된 정기 수요시위에는 경기 광주 퇴촌면 ‘나눔의 집’에서 생활하고 있는 위안부 할머니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공동대표 김윤옥·金允玉) 회원 등 시민단체 관계자 등 30여명이 동참했다.
참가자들은 결의문에서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죄하고 이를 배상하라”고 촉구했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11년 동안 한결같이 시위에 ‘개근’한 김순덕(金順德·83) 할머니는 “일본은 북한에 납치된 자국민은 시체까지 찾으려 하는 등 끔찍이 위하면서도 한국인에게 자신들이 저지른 끔찍한 죄에 대해서는 사죄는커녕 눈도 깜박 않는다”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정대협은 “수요시위가 진행된 11년 동안 정부에 일본군위안부로 신고된 피해자 205명 중 79명이 숨졌으며 지난해 숨진 할머니도 11명에 이른다”며 “피해자 대부분이 고령인만큼 정부는 하루빨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군위안부 문제는 그동안 국제노동기구(ILO)와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계속 다뤄져 왔으며 올해도 제91차 ILO총회에 의제로 상정될 예정이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