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드러커:현대 경영의 정신
존 플래허티 지음/송경모 옮김/562쪽/2만7000원/예지
피터 드러커는 현존하는 경영학자 중에서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이다. GE 전 회장인 잭 웰치도 자서전에서 존경하는 경영학자로 드러커를 꼽을 정도였다. 드러커가 이처럼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게 된 것은 그의 생애가 GM, GE 등 현대 대기업의 성장과 맞물려 있고, 또한 자신의 연구와 현장 경험을 왕성한 저술 활동을 통해 널리 세상에 알렸기 때문이다. 저자도 밝혔듯이 그의 왕성한 연구와 저술 활동은 현대 경영학의 기초가 되었고, 경영학을 대중에게 알리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이 책은 이러한 드러커의 방대한 저술을 집대성한 것으로 그의 이론과 사상을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이채롭다. 사실 드러커는 기업이나 경영자의 역할처럼 매우 근본적인 의문뿐만 아니라 목표에 의한 경영, 혁신, 지식노동자 등 기업의 역사에서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중요한 개념들을 끊임없이 제시하였다. 책에 소개된 그의 주장 중에서 대표적인 것들만 간추려보자.
드러커는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조직’이라는 일반 명제를 부정한다. 물론 이윤은 기업 경영에서 중요한 주제이다. 하지만 이윤은 결코 기업의 목적이 아니며 단지 경영의 결과일 뿐이다. 드러커는 기업의 목적이 기업 외부에 있다고 주장한다. 기업은 사회의 한 기관이므로 기업의 목적 역시 사회에 있어야 한다는 논리이다. 그는 고객을 창출하고 그들에게 효용을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기업이 존재하는 목적이라고 주장한다. 우리의 사업은 무엇인가, 우리의 고객은 누구인가, 우리의 고객은 무엇을 구입하는가 등 근본적인 질문을 통해 경영자는 항상 자신의 사업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드러커는 변화에 대해서도 통찰력 있는 이론을 많이 소개하고 있다. 기술, 경쟁, 고객의 변화 때문에 기업에서도 변화가 필수적이다. 특히 성공한 기업일수록 그만큼 실패할 위험도 커지게 된다. 성공에 도취한 나머지 자신의 성공을 가져왔던 기술, 경쟁과 고객의 변화를 외면하기 쉽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는 방법 중의 하나가 체계적인 ‘포기(abandonment)’다. 모든 기업은 주기적으로 자신의 제품, 서비스, 정책 그리고 유통망에 대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만약 우리가 이미 이것을 채택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이라도 이것을 채택해야 하는가?’ 이는 이미 채택된 전략이나 관행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스스로 자신의 사업과 가정들을 재검토하는 것이다. 체계적인 포기를 하지 않으면 기업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일 또는 더 이상 해서는 안 되는 일에 기업의 가장 소중한 자원을 낭비하게 될 것이다.
드러커의 글은 읽을수록 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의 주옥같은 주장들을 더 알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dhlee67@pops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