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근 작 ‘아주 큰 새-초원의 꿈’.허문명기자
삶의 진정한 행복을 찾아 나서는 영혼의 순례를 회화적으로 표현하면 어떤 모습이 될까.
질주와 변화만이 무성한 현대 사회에서 쉼과 명상을 주제로 한 전시가 서울 화동 빛갤러리에서 14일부터 2월6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는 총 100명. 주제도 주제이지만 그동안 활발한 작품 활동을 보여 온 작가 100명의 소품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전시여서 현재 한국 화단의 일면을 한꺼번에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이번 전시주제는 ‘회화적 묵상’. 곽수, 구숙현, 구여혜 등 100명의 작가들이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아 떠나는 영혼의 순례와 그 순례의 여정에서 만나는 깨달음의 모습들을 형상화했다.
주용범 기획실장은 “지치고 힘든 영혼들에게 작가들이 던지고 싶은 영감을 표현한 작품들을 모았다”며 “작가들이 묵상의 과정을 통해 얻은 더할 수 없는 만족과 끊임없이 샘솟는 소망, 그리고 온전한 평안 등이 다양한 내용으로 표현되어 있다”고 전했다.
참여작가가 많다 보니 저마다 개성강한 작품들이 많이 선보인다.
김봉태는 선과 면의 극적인 연출과 보색을 이루는 색감의 강렬한 대비로 이전의 차갑거나 혹은 뜨거운 추상 미술의 두 계보를 자연스럽게 통합해 가는 작품을 선보였으며 김병종은 정겨운 질감의 닥판 위에 황토색을 깔고 거침없는 필선을 사용해 생명의 역동성을 표현하고 있다.
또 이종근은 현실과 이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포착해 낸 소재들을 예리한 칼끝으로 치밀하게 묘사해 내는 독특한 표현으로 사실주의 회화의 참맛을 보여주고 있다.
김덕기는 한지에 스미고 배어나오는 특징을 활용해 음영의 색다른 조합을 만들어 자칫 일상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소중한 정서들을 환기시켜준다. 02-720-2250.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