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법인에 30억원의 사재를 쾌척한 배경을 설명하는 윤경수 이사장. -대전=지명훈기자
사학재단 이사장이 자신이 세운 고교에 30억원대의 부동산을 쾌척했다.
대전의 중일고 재단인 경금학원 이사장 윤경수(尹敬秀·90)씨는 8일 이 학교 이승한(李勝韓) 행정실장을 집으로 불러 “마지막 남은 재산이여. 학교 것으로 돌려놔”라며 부동산 등기필증을 내밀었다. 그가 학교에 기탁한 부동산은 유성구 용산동과 송강동의 땅 9000여평으로 시가로 30억원 선.
이 실장이 “적지 않은 금액인데 공식적인 기탁행사를 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으나 윤 이사장은 사양했다.
윤 이사장은 특히 시골 학생들이 교육의 혜택을 누려야 한다며 도시를 벗어난 곳에 학교를 세웠다. 유성구 관평동은 당시 충남 대덕군 구즉면 관평리로 도시에서 떨어진 편이었다.
중일고는 도서관 등 시설을 지으면서도 대전시교육청으로부터 지원을 많이 받지 않는 등 재정자립도가 높았다. “자꾸 손을 벌리면 다른 사학으로 돌아갈 돈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게 그의 소신이었다.
윤 이사장은 학교를 공정하게 운영하려면 ‘피붙이 경영’에서 탈피해야 한다며 친인척을 학교에 발붙이지 못하게 했다.
그는 지금도 매주 한 번씩 학생들과 함께 학교 급식을 먹는다. 정부는 그의 사학 경영 공로를 인정해 이달 하순 국민포장을 수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