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잠실체육관.
삼성 썬더스와 코리아텐더 푸르미의 경기는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이었다. 두 점 뒤진 삼성은 1.8초를 남기고 주희정의 슛이 극적으로 림을 통과하고 그 순간 주심의 휘슬이 울렸다.
보너스 원 샷. 성공시키면 82-81. 삼성의 극적인 역전승. 그러나 자유투가 실패로 끝나며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사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종료 직전 휘슬로 승패가 바뀌기라도 하면 심판들은 체육관을 떠나기가 쉽지 않았다. 감독, 선수 그리고 홈 관중의 비난과 야유 속에 심판실 안에 갇혀 있어야 했다. 그날 함께 경기를 지켜보던 봉하민씨(심판 교육생)는 심판 판정에 대한 야유가 나올 때마다 “심판이란 참 외로운 직업 같다”고 혼잣말처럼 말했다. 그러더니 “내년부터 심판으로 코트에 나설 나에게 선배들이 환영사 삼아 ‘너도 선수할 때 심판 욕 많이 했지? 이제 너도 선수들한테 욕 한번 먹어봐’라고 한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치열한 승부가 펼쳐지는 농구 코트에서 심판에 대한 감독의 센스 있는 어필은 또 다른 재미를 느끼게 한다. 그러나 아직도 이기면 자신의 공이고 지면 심판 탓이 많다. 한, 두점차 승부에서 막판 천금같은 작전 타임을 심판에 대한 항의로 소비해버린다면 문제가 아닌가.
오심은 늘 존재한다. KBL 뿐 아니라 NBA도 마찬가지다. 정말 억울해서 껑충껑충 뛰는 감독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다. 그러나 사람이 하는 일 아닌가.
또 한 가지 아쉬운 모습은 자기팀 선수 사기를 위해서 항의를 하는 것이다. 그러면 파울을 선언 당한 선수까지 심판을 향해 “파울은 무슨 파울?”이란 표정으로 반발한다.
내가 너무 심판 입장에서 얘기한다고 불만인 감독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생각해 보자. 감독쯤 되면 농구를 이미 10년에서 40년 이상 해온 사람들이고 연봉도 억대가 적지 않다. 심판은 이제 6년 밖에 되질 않았다. 연봉도 3000만원 내외다. 농구가 좋아서 하는 직업이지 결코 대우가 좋아서 하는 일은 아니다.
감독과 선수, 관중, 심판은 농구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한 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서로가 서로를 위해 존재하길 바란다. 봉하민씨의 부인은 “요즘은 남편이 선수할 때보다 경기 보기가 편하다”고 했다. 그러나 내년 겨울 남편이 코트의 판관이 되는 그 날부터는 다를 것이다. 남편이 휘슬을 불 때마다 가슴이 철렁철렁 내려앉지 않을까.
한선교/방송인 hansunkyo@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