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외환위기는 경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크게 높였습니다.
인생의 목표가 돈이라고 드러내놓고 이야기해도 남의 눈치를 살필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경제력이 없을 때 얼마나 비참한 처지에 내몰리고 소중한 것들을 어느 만큼 포기해야 하는지 누구나 배웠기 때문입니다.
자녀에 대한 경제교육이 유행처럼 번지는 것도 같은 현상입니다. 사설기관의 경제교육이나 경제캠프가 줄을 잇더니 이제는 재정경제부 한국은행과 같은 정부기관도 거들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경제교육에서도 첫 번째 책임자는 부모라고 단언합니다. 일상생활에서 부모가 좋은 본보기와 훈련자가 되는 것이 가장 훌륭한 경제교육이라는 것이지요.
하지만 한국의 많은 부모는 교육의 필요성엔 공감하면서도 실천할 방법을 몰라 애태우고 있습니다. 경제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것입니다.
미국 CNBC TV는 최근 이런 ‘초보 부모’에게 ‘자녀에게 돈 관리를 가르치는 7계명’을 소개했습니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가 “돈의 힘이 아니라 돈을 관리하는 힘이 부자로 만든다”고 지적했듯이 돈 관리는 부자로 나아가는 첫걸음이지요.
어릴 때부터 돈에 대한 자율권을 주는 게 좋습니다. 성인이 됐을 때 분별력있는 선택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될 뿐만 아니라 실패에 따른 비용도 적다는 것이지요. 전문가들은 “부유한 부모라면 자녀가 소비뿐만 아니라 저축이나 자선 등에 용돈을 분배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주라”고 조언합니다. 돈을 아끼는 방법뿐만 아니라 가치에 따라 분배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지요.
‘노동’을 통해 돈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미국에서는 세금 혜택과 수익성이 높은 ‘Roth IRA’라는 개인연금은 노동으로 돈을 번 아이들만 가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다양한 형태로 노동시장에 참여하지요.
어려서부터 비용과 대가를 비교해가며 욕구를 채우는 방법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게 좋습니다. ‘저걸 가지려면 (저금통이 다 찰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거나 이러저러한 것은 포기해야 한다’고 가르치라는 것이지요.
이 밖에 △작은 돈이라도 투자의 경험을 줄 것 △남에게 돈을 빌려 쓸 때의 위험을 가르칠 것 △소비보다 매력적인 대안을 제시해 저축으로 유도할 것 등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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