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중 하나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의 존 챔버스 전무는 14일 "S&P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거나, 미국이나 한국이 북한의 핵시설에 대한 선제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면서 "한국의 장기 국가신용등급에 대해 기존 입장인 A-(7번째로 높은 등급)를 유지할 것이다"고 밝혔다.
챔버스 전무는 이날 본보와 e메일 인터뷰를 통해 "이것은 S&P의 공식견해"라고 덧붙였다.
챔버스 전무는 아시아 지역 국가신용등급 총책임자이며 전세계 국가등급을 총괄하는 수석 부책임자이다.
인터뷰 직후 각국 투자자들과 가진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도 챔버스 전무는 이같은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조만간 한국 국가신용등급에 대한 상향조정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S&P 한국사무소 대표인 채정태 이사도 이날 "미국정부와 북한의 입장을 면밀히 검토해 볼 때 양측이 '서로간에 공격의도가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무력충돌을 일으키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북핵 이슈는 단기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키고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지만 한국의 장기적 대외지불능력에는 별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S&P는 정치적 안정성과 경제구조 및 성장력, 재정건전성과 통화의 안정성, 대외포지션(대외 공공·민간채무와 외환보유액) 등 10가지 측면을 분석하여 국가별 신용을 평가한다. 이 가운데 정치적 안정성은 한국과 같은 분단국이나 개발도상국의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정치적 불안이 대외지불능력에 직접 영향을 끼치기 때문.
채 이사는 "한국의 정치적 안정성을 판단할 때 가장 많이 고려되는 요소는 전쟁발발 가능성보다는 북한경제의 붕괴에 따른 한국정부의 재정부담"이라고 밝혔다.
김용기기자 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