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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佛 앙굴렘 만화페스티벌 주빈국 초청

입력 | 2003-01-14 18:02:00

한국이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 페스티벌에 주빈국으로 초청받아 특별전을 연다. 앙굴렘 거리. 사진제공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세계 최대 만화축제인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 페스티벌에 한국이 올해 주빈국(Guest of Honor)으로 초청받아 특별전을 연다. 이 축제의 주빈국이 된 것은 일본 미국에 이어 한국이 세 번째다.

문화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원장 서병문)은 24∼26일 앙굴렘시 생마르샬광장에서 ‘한국만화의 역동성’이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한국만화특별전’의 세부 계획을 13일 밝혔다. 한국만화특별전은 세계 무대에 한국만화가 공식으로 선보이는 첫 번째 자리다.

특별전 중 ‘한국만화역사전’과 ‘오늘의 만화-19인의 작가전’은 세계 각국의 만화관계자들이 한국만화의 전체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한 전시다.

‘한국만화역사전’은 근대만화 이전 선조들의 만화적 상상력을 엿볼 수 있는 ‘수렵도’ ‘보명십우도’ ‘서당’ 등을 비롯, 19세기 말 이후 신문과 잡지 등에 실린 삽화, 광복과 한국전쟁을 거쳐온 격동기의 선전만화와 딱지만화, 1970년대 명랑만화와 성인만화, 1980년대 시사만화와 민중만화를 시대순으로 보여준다.

'오늘의 만화-19인의 작가전'에 출품되는 최호철의 '을지로 순환선'

‘오늘의 만화-19인의 작가전’은 1990년대 후반 이후 현재까지의 모습을 보여준다. ‘야후’의 윤태호, ‘헤어’의 이유정, ‘누들누드’의 양영순, ‘해와 달’의 권가야,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의 박흥용, ‘호텔 아프리카’의 박희정, ‘캥거루를 위하여’의 이강주, ‘도날드 닭’의 이우일, ‘월광’의 최인선, ‘을지로 순환선’의 최호철, ‘비빔툰’의 홍승우가 참가한다.

‘세계만화탐사’의 저자이자 앙굴렘 페스티벌을 10여차례 참관해온 성완경 총괄 큐레이터(인하대 교수)는 “과거 지향적인 전시보다는 젊은 만화의 모습을 인상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오늘의 만화’전을 따로 독립시켰다”고 말했다.

이 밖에 정보기술(IT)강국으로서 한국의 면모를 보여줄 ‘모바일 만화전’과 ‘학생 만화전’도 열린다.

앙굴렘 엔블럼, 길창덕의 ‘꺼벙이’,고우영의 ‘삼국지’, 이두호의 ‘임꺽정’ (왼쪽부터)

‘모바일 만화전’은 인터넷에서 한걸음 나아가 사이버머니를 지불하고 휴대전화나 개인휴대단말기(PDA)로 만화를 보는 한국의 현재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된다. ‘학생 만화전’에서는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실험적인 만화 설치작품이 전시된다.

한편 올해로 30회를 맞는 앙굴렘 페스티벌의 올해 대표작가로는 벨기에 출신의 만화가 프랑수아 슈이텅이 선정됐다. 건축학적 공간 설계로 독보적인 만화가의 위치를 구축한 그는 ‘이미지 극장’이라는 주제로 디지털 미술작품 같은 만화전시를 선보인다. 이 밖에 토르갈 시리즈로 유명한 동유럽 출신 작가 그레고르 로진스키와 날카로운 사회풍자와 솔직한 유머로 한 시대를 풍미한 장 마크 레제르의 회고전이 열린다.

김수정의 ‘둘리’ ,박희정의 ‘호텔 아프리카’, 양영순의 ‘누들누드’, 최인선의 ‘월광’(왼쪽부터)

‘아키라’로 세계적인 일본만화 열풍을 몰고 온 가쓰히로 오토모, 홀로코스트 만화책 ‘쥐’로 퓰리처상을 받은 아트 슈피겔만, ‘스폰’을 탄생시킨 미국 최고 수입의 인기작가 토드 맥파레인 등이 게스트로 초청된다.

문화관광부 유진룡 문화산업국장은 “앙굴렘 페스티벌은 2000년 일본만화특별전을 필두로 유럽만화 중심에서 세계만화 페스티벌로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며 “일본 미국에 이어 다시 아시아의 한국을 초청한 것은 그만큼 한국만화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송평인기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