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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쇼핑]어린이 수집 취미기르기

입력 | 2003-01-14 18:55:00

자동차 수집이 취미인 아이들이 자동차를 신기한 듯 살펴보고 있다./동아일보 자료사진


“어, 해바라기 씨가 사과 씨보다 훨씬 크네.” 서울 송파구 거여동 이소윤양(9)은 요즘 씨앗 모으기 재미에 푹 빠졌다. 친구 집에서 과일을 먹으면 꼭 씨앗을 주머니에 넣어올 정도로 열성이다. 모은 씨앗은 달력 뒤에 하나하나 붙여 놓았다. 자그마한 코스모스 씨앗부터 하늘을 날아다니는 민들레 씨앗까지 달력은 갖가지 씨앗으로 가득하다.

어머니 홍준희씨는 “딸아이가 씨앗 모으기 취미를 가진 다음부터 자연물을 꼼꼼하게 관찰하는 습관이 들었다”며 “요즘은 나무 열매까지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수집(收集)의 학습 효과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지만 어린이 교육에 효과가 있다는 게 중론. 연세대 아동가족학과 이은해(李恩海) 교수는 “수집은 아동의 개성을 발달시켜주고 사물에 대한 흥미를 높여준다”고 분석했다.

바비인형,테디베어,무선 자동차

●여행을 가면 토산품을 사라

여행에서 돌아올 때 열쇠고리나 핀 등 토산품을 사도록 하자. 어느새 아이도 여행지 추억을 잘 기억할 수 있는 선물을 같이 고르게 된다. 이왕이면 지명(地名)이 표시돼 있는 게 좋다. 그 지역과 관련된 추억을 떠올리기가 훨씬 수월하기 때문.

해외여행에서 돌아올 때도 그 나라의 초콜릿, 국기, 인형 등을 하나정도 사 오도록 하자. 자녀에게 한국 외에도 또 다른 세상이 있다는 점을 자연스레 알릴 수 있다. 우표 수집이나 외국동전 수집이 오랜 기간 인기를 끈 점도 같은 이유다.

●장난감이 가장 인기가 높아

아이들이 어린이날 가장 받고 싶어하는 선물은 장난감. 그만큼 장난감을 수집하는 아이들도 많다.

남자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은 무선 자동차. 전자상거래사이트인 옥션(www.auction.co.kr)이 지난해 1년 동안 판매한 16만개 완구 가운데 무선 자동차가 40%를 차지했다. 디자인도 해외 유명 브랜드 자동차와 똑 같은 제품이 많아 수집용으로 인기가 높다. 가격은 1개 1만9000∼5만원 정도.

여자아이는 바비인형과 테디베어 인형을 많이 모은다. 특히 테디베어 인형은 수제품부터 대량생산제품에 이르기까지 종류도 70가지가 넘어 수집용으로 그만이다. 크기가 30㎝ 이하는 1만원 정도, 50㎝가량 되는 인형은 2만∼3만원이면 살 수 있다.

바비인형은 국내에서 10여년 전부터 마니아를 몰고 다닐 정도로 인기가 좋은 상품. 옷, 신발, 액세서리 등을 갈아입힐 수도 있다. 가격은 1만3000∼8만원까지 다양하다.

●자연물도 훌륭한 수집품

굳이 돈을 들이지 않아도 수집할 수 있는 게 많다. 나뭇잎, 딱정벌레, 나비, 돌 등도 좋은 수집품이 된다.

그러나 자연물은 생김새가 비슷해 수집에 대한 재미를 쉽게 잃을 수 있다. 이때는 부모가 옆에서 도와줘야 한다. 비슷해 보이는 나뭇잎이지만 어떻게 서로 다른지 설명해 주면 아이는 다시 흥미를 가지게 된다.

●억지로 시키면 안된다

아이에게 강제로 수집 취미를 가지게 하는 것은 금물. 수집에 흥미가 없다면 그대로 놔두는 것이 좋다. 억지로 수집하게 하면 오히려 사물에 대한 거부감만 커질 뿐이다.

수집을 대신 해 줘서도 안된다. 아이 스스로 재미있어 하는 물품을 하나둘씩 모을 때 사물에 대한 관찰력이 깊어지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관심. 아이는 스스로 어떤 것에 흥미가 있는지 잘 모를 때가 많다. 부모가 옆에서 관찰하면서 아이가 가장 재미있어 하는 것을 수집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