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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이곳]김성주 아나운서의 삼청동 산책

입력 | 2003-01-14 19:20:00

14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제갤러리를 찾은 김성주 아나운서. 배경 작품은 한지를 이용한 회화작업으로 유명한 작가 전광영씨의 ‘어그리게이션’. -원대연기자


“삼청동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합니다. 옛날 궁궐과 기와집도 있고요, 현대적인 갤러리도 있고…. 데이트 코스로는 서울에서 최고입니다.”

‘생방송 화제집중 6시’와 주말 ‘스포츠뉴스’ 진행자인 MBC의 김성주 아나운서(30)를 14일 낮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났다. 아나운서답게 훤한 얼굴에 깊은 울림이 있는 목소리, 이웃집 오빠 같은 친근한 미소까지 TV 화면에 나오는 그대로였다.

김 아나운서의 ‘삼청동 데이트’는 10년 열애 끝에 최근 결혼한 아내와의 연애시절부터 시작됐다. 아내가 미술을 좋아해 갤러리를 자주 찾다보니 삼청동 일대를 잘 알게 된 것.

“저는 미술을 잘 몰랐는데 계속 보니까 안목이 생기더라고요. 현대미술이 난해하지만 전 그냥 제 방식대로 즐깁니다. 예술에 정답이 있나요?”

삼청동과 그 주변 사간동, 소격동에는 갤러리 현대, 국제갤러리, 갤러리 인 등 유명 미술관이 모여 있다. 김 아나운서가 자주 찾는 곳은 해외 유명작가의 전시회가 자주 열리는 국제갤러리와 국내 유명작가의 작품이 많은 갤러리 현대.

국제갤러리는 현재 전시를 준비 중이고 갤러리 현대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프린스&프린세스’전이 열리고 있다. 그는 백남준과 박수근의 작품을 꼭 보라고 추천했다. 보기엔 화려한 직업이지만 극도로 긴장해야 하는 생방송의 연속에다 아나운서로서 ‘반듯한 이미지’를 고수해야 하는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 급하다고 무단횡단 한번 했다가는 그를 알아본 누군가가 “어떻게 아나운서가 그럴 수 있느냐”며 항의 e메일을 보낸다.

“말을 많이 하는 직업이다보니 쉴 때는 이런 조용한 곳이 좋아요. 그림을 보고 있으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마음이 안정됩니다.”

미술을 감상한 뒤에는 국제갤러리와 같은 건물에 있는 양식당 ‘더 레스토랑’에 간다.

“여기 오면 꼭 스테이크를 드셔보세요. 연한 고기를 한입 베어 물면 육즙이 입안에 쫙….”

특히 3층 창가에 앉으면 경복궁을 내려다볼 수 있다.

식사 뒤엔 삼청동길을 따라 드라이브를 즐긴다. 삼청터널을 지나서 성북동길 양쪽으로 TV 드라마에서나 봤던 아름다운 집들을 구경한다. 북악스카이웨이 정상에 있는 팔각정에서 서울을 내려다보며 심호흡을 하면 1주일의 피로가 한꺼번에 풀리면서 치열한 방송의 현장이 다시 그리워진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