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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남자삼성 “악”…여자삼성 “휴”

입력 | 2003-01-15 00:46:00


▼남자 삼성▼

방심의 대가는 가혹했다. 22점을 뒤진 모비스가 역전에 성공하는 데는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삼성은 전반을 마쳤을 때 이미 승부는 났다는 듯 잔뜩 여유를 보였으나 종료 버저가 울릴 때까지 경기는 끝난 게 아니었다.

모비스가 14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믿기 힘든 역전극을 펼치며 86-76으로 이겼다.

전반 종료 2분48초 전 27-49까지 크게 뒤진 모비스는 3쿼터 들어 35점을 집중시키며 삼성을 12점에 묶어 승기를 잡았다.

3쿼터 종료 2분57초 전 62-61로 처음 역전한 모비스는 4쿼터 들어 활발한 외곽슛과 로테이션 수비를 앞세워 종료 3분14초 전 84-72까지 앞서 승리를 굳혔다. 이 순간 “삼성 바보”를 외치던 100여명의 모비스 응원단은 일제히 “이겼다”며 함성을 내질렀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향해 갈길 바쁜 모비스는 이로써 3연패를 탈출하며 16승19패를 기록해 SBS를 7위로 밀어내고 6위에 올라섰다. 모비스 정인교는 모처럼 고비에서 3점슛 2방을 터뜨렸고 우지원은 27점을 퍼부었다.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여자 삼성▼

삼성생명 비추미는 흔히 ‘호화군단’으로 불린다. 국가대표 4명의 개인기에다 이들이 손발을 맞춘 조직력은 다른 팀을 압도한다.

그러나 14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금융그룹배 2003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에서 삼성생명은 ‘슈퍼 신인’ 곽주영(18점 7리바운드)을 앞세운 ‘꼴찌’ 금호생명 팰컨스와 접전 끝에 79-75로 진땀승을 거뒀다.

삼성생명은 이날 승리로 3승1패를 기록해 선두 우리은행 한새에 0.5경기차로 따라붙었고 금호생명은 올 시즌 들어 4연패.

삼성생명 박인규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을 골고루 기용하며 선수들간의 경쟁체제를 유지할 것”이라며 여유를 보였다. 삼성생명은 ‘베스트 5’를 내세운 1쿼터에서 고른 활약으로 26-18로 앞서자 2쿼터부터 후보급 선수들로 대거 교체했다. 그래도 전반을 마쳤을 때는 54-40으로 14점차 리드.

그러나 센터 김계령(14점 8리바운드)이 3쿼터 5분50초를 남기고 60-42의 상황에서 5반칙 퇴장 당한 것이 삼성생명의 발목을 잡았다.

다른 팀보다 1명이 많은 2명의 용병과 곽주영이 가세한 금호생명은 김계령이 없는 삼성생명의 골밑 허점을 놓치지 않았다. 금호생명은 삼성생명의 득점을 62점에 묶은 채 3쿼터 종료 직전 ‘노장’ 한현선의 자유투로 2점차까지 따라붙었다.

금호생명은 이어 4쿼터 시작과 함께 정윤숙의 3점슛이 터지며 67-66으로 첫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경기는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하는 접전.

그러나 승부는 결국 집중력 차이에서 갈렸다. 종료 5분7초를 남겼을 때까지 금호생명은 75-71로 앞섰으나 무려 5분 동안 이은영 존슨 곽주영의 슛이 모두 림을 외면했다. 반면 삼성생명은 박정은(14점) 변연하(11점) 이미선(9점)이 침착하게 자신의 기회를 득점으로 마무리하며 승리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이어진 경기에서 현대 하이페리온은 국민은행 세이버스를 98-85로 제압했다. 현대는 2쿼터 중반 35-42로 뒤졌다. 그러나 뒤이어 샌포드(23점 12리바운드)와 강지숙(14점 8리바운드)의 골밑 플레이가 살아나고 ‘백전노장’ 전주원(16점 7어시스트)과 김영옥(26점)이 내외곽에서 안정적인 공격을 펼치며 무려 7분 동안 국민은행에 단 1점도 허용하지 않은 채 17점을 보태며 단숨에 승부를 뒤집었다.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