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전환은 늘 새로움과 편리함을 가져왔다. 카세트테이프에서 CD로, TV에서 디지털TV로, VTR에서 DVD로의 전환이 그런 사례다. 폐쇄회로TV(CCTV)로 대표되는 보안감시 시장에도 디지털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로의 전환 때문이다.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주식이 거래되는 국내 DVR업체는 다섯 곳에 불과하다. 그러나 많은 증권사들이 2003년 증시를 전망하면서 DVR업종을 유망 업종으로 추천했다.
▽왜 DVR인가=누군가를 감시하는 것이 꼭 좋은 일만은 아니다. 그러나 좋지 않은 일을 미리 막는 데 감시가 필요하다면 더 잘, 더 자세히 감시하는 것이 좋다.
CCTV에 잡힌 화면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비디오카세트테이프에 저장된다. 테이프 하나에 길어야 12시간까지 녹화가 가능했고 화질이 좋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원하는 장면을 찾기 위해서는 직접 화면을 보면서 검색해야 했다.
DVR는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했다. 검색기능이 좋아져 원하는 시간대 등 조건을 지정해 원하는 장면을 빨리 찾을 수 있다.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에 30일 동안 녹화할 수 있고 화질이 좋다. 테이프는 다시 쓰면 닳지만 HDD는 몇 번이고 다시 쓸 수 있다.
▽갈수록 커지는 시장=DVR는 2001년 미국 9·11테러 이후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정부기관과 기업체 등의 보안의식이 커져 CD나 DVD의 확산과정처럼 시장이 꾸준하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은 외국 보고서를 인용해 2002년 6억달러 규모였던 시장이 연평균 47.6% 성장해 2003년 12억달러, 2004년 17억달러, 2005년에는 24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자원부는 지난달 ‘DVR 수출동향 및 전망’ 보고서에서 작년 수출은 2억6000만달러로 2001년보다 168%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아이디스 코디콤 성진씨앤씨 등 주요 업체들은 올해 매출을 지난해보다 50∼100% 늘려 잡았다.
▽투자포인트=정성훈 현대증권 애널리스트와 김효원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선발업체인 아이디스와 코디콤을 중장기 투자유망 종목으로 추천했다. 우수한 기술력과 든든한 고객 관계를 바탕으로 실적이 꾸준히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는 것.
정 애널리스트는 “보안장비는 기업들의 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때문에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시장이 꾸준히 커지고 있어 장기투자를 해볼 만한 종목”이라고 말했다.
DVR업체 주가는 9·11테러 같은 사건이 터지면 올랐다가 사건이 잊혀지면 내리곤 하는 성향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윤태경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두 종목은 지난해 주가가 많이 올랐다가 지금은 잠시 쉬고 있는 상황”이라며 “실적 발표 등을 계기로 시장 이슈로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CCTV와 DVR 비교 자료:현대증권CCTV DVR비디오카세트에 최대 12시간 녹화녹화시간HDD에 통상 30일까지 녹화화질이 낮은 VHS 기준 화질화질선명한 디지털 화질화면을 보면서 검색검색기능시간별 등 다양한 검색 가능재사용하면 화질 나빠짐내구성재사용해도 화질 같음불가능, 추가장비 필요네트워크기능자체적 네트워크 가능VCR 모니터 등 개별설치통합기능모든 기능 통합
투자 유망업체 2003년 예상실적 (단위:억원,배)회사현대증권굿모닝신한증권매출액순이익PER매출액순이익아이디스6411879.3649184코디콤399759.535775자료: 현대증권,굿모닝신한증권
신석호기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