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8월 교통사고로 두 다리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도 초인적인 의지, 불굴의 투지로 재기한 나가노 동계올림픽(1998년 2월) 남자 알파인 스키 2관왕 헤르만 마이어(31·오스트리아). 그는 15일 스위스에서 열린 월드컵스키 대회전 경기에 출전, 팬들을 들뜨게 했다. ‘헤르미네이터’(Herminator·헤르만+터미네이터 합성어)의 세 번째 신화창조를 기원하면서 찾아간 올림픽 개최지 하쿠바 무라(白馬村·나가노현). 이 곳의 핫포오네(八方尾根) 스키장은 마이어의 첫 번째 신화가 탄생한 곳이다.》
98년 2월 13일 금요일 아침. 마이어는 시로우마다케(白馬岳)의 정상 밑(해발 1760m) 출발선에서 첫 금메달(다운힐 경기)을 향해 다운 힐을 시작했다. 첫 번째 커브. 35도 급경사다. 시속 104㎞로 질주하던 마이어. 돌출부를 통과할 찰나 돌풍에 중심을 잃고 코스 밖으로 내동댕이쳐졌다. 볼링 공처럼 두 바퀴를 구르던 마이어는 3중의 완충용 플라스틱그물을 차례로 뚫고 마지막 그물에 걸렸다.
‘13일의 금요일’이란 징크스였을까. TV 생중계로 된 이 장면을 보던 전 세계 시청자는 경악했다. 최악의 사태였다. 그런데 기적 같은 일이 펼쳐졌다. 마이어가 일어나 스스로 걸어나간 것. 큰 부상은 없었다.
사흘 후. 극구 만류를 뿌리치고 마이어는 슈퍼대회전에 도전했다. 이 날 마이어의 두 번 째 신화가 창조됐다. 금메달. 다시 사흘 후. 이번에는 대회전에 출전, 또 금메달을 땄다. 목표인 삼관왕은 달성치 못했지만 그에게는 최고의 찬사가 쏟아졌다. 올림픽 정신 그 자체라는 첫 금메달을 목에 건 날, 워싱턴포스트는 이렇게 보도했다. ‘왜 헤르미네이터라고 불리는지 알 것 같다.’고.
오전 9시.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파란 하늘 아래로 시로우마다케(白馬岳) 등 하쿠바무라를 둘러싼 2000m급 재팬 알프스(산악군)의 고봉과 능선이 또렷이 보였다. 하쿠바무라는 스키장이 일곱 개나 되는 일본 최대의 알파인 빌리지. 그러나 최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마을은 한산했다. 10년째 계속된 경기후퇴의 여파다. 최고임에는 분명하나 거리가 멀어 비용이 많이 드는 탓에 찾는 이가 크게 준 것. 그 덕에 한국 스키어는 하쿠바무라에서 저렴하게 스키를 즐긴다. 특별 가격(3박4일 패키지가 항공권 포함해 59만9000원)이 제공되기 때문.
그 가운데서도 핫포오네(八方尾根)스키장은 하쿠바무라의 얼굴 격이다. 스키장 입구격인 베이스(해발 760m)만 4개의 대규모. 스키장 규모는 표고 차(슬로프정상-베이스 해발고도)와 리프트 수로 가늠된다. 표고 차 1071m, 리프트 31기(곤돌라 1기 포함)라면 세계적 수준이다. 용평리조트는 702m(레인보우 차도)에 15개 수준.
리프트 정상(하포이케 산장·1850m). 곤돌라에 이어 리프트를 두 개나 타고 올랐다. 스키장의 주봉인 시로우마다케 정상 턱 밑. 슬로프 정상에 서니 햇빛이 쏟아졌다. 재팬 알프스 ‘산의 바다’의 은빛 파노라마가 330도로 펼쳐지는 이 곳. 보는 것 만으로도 가슴이 후련했다. 눈 덮인산악은 규모만 달랐지 멋스럼은 유럽 알프스나 진배없었다.
올 시즌에는 새로운 풍경이 펼쳐졌다. 카메라폰 스키어들 모습이다. 이 멋진 풍광을 핸드폰카메라에 담아 누군가에게 보내고 있었다. 디카폰(Digital Camera Phone)의 위력은 여기서도 발휘된다.
마이어 신화의 현장인 올림픽 다운힐 코스. 정상 밑 급경사의 블랙코스(상급자용)를 지나 베이스까지 이어지는 최고 30, 평균 13도의 슬로프. 폭이 넓고 풍부한 자연설로 뒤덮여 다양한 카빙 턴(롱 미들 쇼트)을 즐기기에 ‘딱’이다. 하쿠바무라의 눈 덮인 마을 풍경, 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재팬 알프스의 산악 풍경을 감상하며 다운힐을 즐긴다.
핫포오네 스키장의 매력은 멋진 급경사 슬로프. 생각만 해도 발바닥이 간질거릴 만큼 카버(Carver·카빙스키어)의 회전본능을 자극하는 ‘아드레날린(Adrenalin) 코스’다. 이런 슬로프가 곤돌라(핫포역 베이스∼우사기다이라) 주변에는 정상부터 베이스까지 계단식으로 4개나 이어진다. 핫포오네 스키장의 주 슬로프인 이 곳에는 일본에서 난다 긴다는 카버(Carver·카빙 스키어)가 다 모인 듯 했다.
하쿠바무라(일본)=조성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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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L 나가노 스키 패키지
JAL(일본항공)이 기획한 하쿠바무라 스키패키지(3박4일 일정). 호텔(바이저호프 핫페이)에 숙박하며 이틀 간 온종일 스키를 즐기는 ‘왕복항공권+이동교통편(버스)+숙식(아침 저녁식사 제공)’ 패키지. 매주 금요일 출발, 59만9000원(리프트권 별도).
▽취급 여행사(지역번호 02)=①국일여행사 771-6793 ②마이니치투어 755-5888 ③박경숙여행사(www.skiexpress.co.kr) 02-3785-0127 ④여행박사(www.tourbaksa.co.kr) 02-720-6547 ⑤OK투어 3705-2346 ⑥정우여행사(www.jwtour.co.kr) 723-3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