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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화제]“콴을 넘어라”…한국계 ‘피겨 천재’ 맥도너

입력 | 2003-01-16 17:41:00

미국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서 미셸 콴에게 도전장을 낸 앤 패트리스 맥도너. 그는 한국계 최초의 피겨스케이팅 올림픽 챔피언을 꿈꾼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첫 돌이 겨우 지나 낯선 땅에 입양된 한국계 소녀가 어느새 은반의 여왕을 꿈꾸고 있다.

‘제2의 미셸 콴’으로 불리는 앤 패트리스 맥도너(18·미국). 그는 17일(이하 한국시간)과 19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리는 미국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경기에 출전해 정상을 노린다.

이 대회에는 맥도너와 함께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사라 휴즈, 대회 통산 7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콴 등 쟁쟁한 스타들이 나선다.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영광일텐데 맥도너는 톱스타 9명에게 주어진 자동출전권까지 받을 만큼 뛰어난 기량을 인정받았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AP통신은 맥도너를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유망주’라고 소개했으며 대회가 열리는 댈러스의 모닝뉴스지는 “주니어 최강으로 지난해 캠벨 챌린지대회에서 콴에 이어 2위에 오른 주목할 만한 선수”라고 보도했다.

맥도너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점프를 하다 넘어지는 바람에 6위에 그쳐 상위 3명에게 주어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티켓을 날려 버렸다. 따라서 이번 대회는 설욕의 무대.

올 시즌에는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에 나오는 음악을 골라 한결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공중에서 2바퀴 반을 도는 더블 액셀과 트리플 점프 같은 고난도 기술도 더욱 가다듬었다.

미국 콜로라도주 콜로라도스프링스에 살고 있는 맥도너의 인터넷 공식 홈페이지(www.annpatrice.com)에 따르면 그의 출생지는 서울. 생후 14개월 만에 미국 가정에 입양된 맥도너는 스케이팅을 좋아하는 한국인 어머니의 권유로 네 살 때 처음 스케이트를 신었다. 이어 11세 때인 96년 US주니어챔피언십 정상에 오르며 ‘피겨 신동’으로 스포트라이트를 활짝 받았다.

부상으로 한동안 슬럼프에 빠졌던 그는 99년에는 동갑내기 친구이자 라이벌인 재미교포 남나리가 US챔피언십에서 준우승하는 장면을 지켜봐야 했다. 그러나 2000년 US주니어챔피언십에서 4년 만에 다시 우승컵을 안으며 화려하게 재기했다. 지난해 1월에는 전주에서 열린 4대륙선수권대회에 처음으로 참가해 고국 팬 앞에서도 멋진 연기를 펼쳐 보였다.

맥도너의 우상은 92년 프랑스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일본계 크리스티 야마구치. 그의 목표 역시 야마구치처럼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다. 한국계 최초의 피겨스케이팅 올림픽 챔피언 탄생,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뛴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