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쉬’ 사진제공 아트로드
영화 ‘체리쉬 (Cherish)’의 컴퓨터 애니메이터 조이(로빈 튜니)는 늘 따돌림을 당하는 20대 중반의 여성.
라디오에서 올드 팝을 듣는 게 유일한 즐거움인 그녀는 스토커에게 붙들려 차를 몰다 순찰중이던 경찰을 들이받고 붙잡힌다.
조이는 재판을 받을 때까지 이동을 제한하는 전자 발찌 족쇄에 차인 채 감금된다. 유일한 방문객은 발찌 프로그램 관리자인 빌(팀 블레이크 넬슨)뿐이다.
조이는 그러나 폐쇄된 공간에 감금된 뒤에서야 자기 삶의 주인으로 변한다. 혼자 있는 것을 못견뎌하며 늘 ‘왕따’를 당하던 그녀가 180도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이 영화의 포인트는 발찌 프로그램의 허점을 노려 어떻게든 해방의 기쁨을 누리려 안달복달하는 과정에서 점점 대담하게 변모해가는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 다만 그녀의 변화, 조이와 빌 사이에 서서히 움트는 로맨스, 조이와 스토커의 관계 등이 매끄럽진 않은 점이 거슬린다.
전자 발찌는 감옥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소자를 탈옥의 위험없이 안전하게 감금하는 수단으로 미국에서 실제로 쓰이는 장치다.
핀 테일러 감독은 전자 발찌로 감금된 적이 있는 30여명을 인터뷰해 영화를 위한 에피소드를 채집했다.
지난해 선댄스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후보에 올랐던 영화. 60∼80년대의 올드 팝이 귀를 즐겁게 한다. 15세이상 관람가. 17일 개봉.
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