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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한방이야기]수험생에게 좋은 원지-당귀

입력 | 2003-01-19 17:44:00


중국 삼국시대 때 촉나라 명장 강유(姜維)와 위나라 군사 사마소(司馬昭)가 맞붙게 되었다. 사마소는 강유가 효성이 지극한 사실을 알아내고 그의 홀어머니를 납치한 후 투항을 권고했다. 강유는 주군을 잃고 홀어머니까지 납치되자 훗날을 기약하며 위나라에 거짓 투항을 할 수밖에 없었다.

아들의 투항 소식을 들은 어머니는 아들을 꾸짖는 편지를 보냈다. 강유는 사마소에게 들키지 않고 자신의 본심을 어머니께 알릴 방법을 찾다가 고민 끝에 두 가지 한약재를 답장으로 보냈다. 위나라 첩자들이 도중에 강유의 편지를 가로챘지만 약재인 것을 확인하고는 그냥 전해주었다.

어머니는 그 약재를 본 후 아들의 뜻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훗날 강유는 촉나라 부흥을 위해 군사를 일으켰다고 한다.

이때 밀서로 쓰였던 한약재가 원지(遠志)와 당귀(當歸). 강유는 자신이 원대한 뜻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촉나라를 탈환해 돌아갈 것이란 계획을 어머니에게 밝힌 셈이다. 현재 이 약재들은 수험생의 집중력 향상과 두통, 불면증을 다스리는 용도로 자주 쓰인다. 그러나 비밀 메시지를 전달하는 도구로 쓰였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비밀을 알리기 위해 한약재를 자유롭게 활용했던 옛 사람에 비해 요즘 우리의 사고는 너무 평면적이고 융통성이 없다. 허무와 엽기 개그 등이 유행하는 것도 이런 교육이 없는 탓일 것이다. 강유와 어머니가 주고받았던 지혜를 우리 교육에 접목시켜 훌륭한 인재를 양성할 수는 없을까.

김주영 우리한약재되살리기운동본부 사무총장·약촌한의원 원장 magic339@yahoo.co.kr